두달새 16개 사업 183조 규모 투자…美부동산 투자 대거 회수, 3개분기 연속 순매도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중국 정부가 미ㆍ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두 달 새 인프라 건설에 183조원을 쏟아붓는 한편 축난 곳간을 채우기 위해 미국 부동산시장에 풀린 자금도 잇따라 회수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두 달 사이 약 1632억달러(약 183조원) 규모의 16개 인프라 사업을 승인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인프라 사업 승인액이 157억달러(약 18조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불어난 금액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 분석 결과 전력 등 유틸리티 자산을 제외한 중국의 투자 증가율이 지난해 3분기 말 누적기준 3.3%로, 전년 동기 19.8%에서 대폭 둔화된 것과 대비된다.
SCMP는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는 부채 감축 정책의 여파와 미ㆍ중 무역전쟁 영향 등이 겹치면서 중국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둔화로 축난 곳간을 채우기 위해 미 부동산 투자도 대거 회수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중국 투자자들의 미국 부동산 매입 규모는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미 부동산 쇼핑은 2015년에 정점을 찍은 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시장 조사업체인 리얼캐피털애널리틱(RCA)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은 지난해 4분기 미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8억4400만달러(약938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 투자자들은 미 부동산시장에서 3분기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WSJ는 중국 당국과 기업들이 경기 둔화에 따른 대응 강화 차원에서 미국에 풀린 자금 회수에 나선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역 악화와 정치적 긴장 고조로 미ㆍ중 기업 간 투자 여지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신용상태가 악화된 일부 중국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부동산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로젠컨설팅그룹의 아서 마곤 컨설턴트는 "중국의 통화 정책 기조와 미ㆍ중 간 무역긴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미 부동산 시장에서 차이나머니의 이탈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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