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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곤의 미제수첩]⑥“누군가 과감하게 찔러”…부산 배산 여대생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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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곤의 미제수첩]⑥“누군가 과감하게 찔러”…부산 배산 여대생 살인사건 2017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 '부산 배산 여대생 피살사건' 방송분 캡처. 사진은 피해자 김 씨의 사건 당일 옷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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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 씨의 상처는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상처라기보다 누군가에 의해 과감하게 찔린 것이라고 봐야 한다”


2001년 2월4일 일요일 오후 5시30분. 부산 연제구 배산 중턱 등산로 30m 안쪽 수풀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된다.


시신에는 목과 배에 흉기에 찔린 흔적이 있었다. 사체의 신원은 인근 A 대학교에 재학 중인 여대생 김 모(당시 22) 씨로 밝혀졌다.


사건 발생 하루 뒤인 5일, 현장에서는 1.5m 떨어진 곳에서 피해자의 혈흔이 묻어있는 과도가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부검 결과 사망 시각은 오전으로 추정, 사인은 7~8cm 깊이의 복부 상처로 인한 과다출혈, 목 부위의 상처는 치명상이 아니다”라는 소견을 냈다.


사건 주변 현장에서 흉기가 발견되는 등 이 사건은 금방 해결될 것으로 보였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연제경찰서 형사들은 이 사건을 원한에 의한 살해로 보고 수사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사 초기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김 씨는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도 하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도 원만했다. 금전 문제도 없었다. 가족 간 불화도 없었다.


종합하면 김 씨는 누군가로부터 원한을 사고 살해당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또 성폭행을 당했거나 반항한 흔적은 없어 사체에서도 용의자를 특정하기 어려웠다. 현장 주변에서도 별다른 단서를 발견할 수 없었다.


사건은 그렇게 점차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한승곤의 미제수첩]⑥“누군가 과감하게 찔러”…부산 배산 여대생 살인사건 2017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 '부산 배산 여대생 피살사건' 방송분 캡처


◆ 그날 22살 김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사건 현장인 배산은 김 씨 집에서 불과 150m 거리였다. 시간상으로 보면 10분만 걸으면 닿을 수 있는 낮은 산이었다.


김 씨는 사건 당일 새벽에 잠옷 차림에 코트만 걸치고 양말도 신지 않은 채 집을 나섰다.


이 때문에 경찰은 김 씨 옷차림을 근거로 적어도 가족 또는 친분이 있는 면식범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집중했다.


하지만 사건 당일 김 씨 전화 통화 내역을 분석한 결과 김 씨는 전화를 걸거나 받은 기록이 없었다.


이날 김 씨 아버지는 야간 근무로 집에 었었다. 또 어머니는 새벽기도를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김 씨의 남동생은 김 씨와 한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남동생은 오전 7시30분께 일어났고 이 때 김 씨는 집에 없었다.


가족은 경찰의 용의 선상에서 제외됐다. 결국 누군가 김 씨 집으로 찾아와 문을 두드려, 자고 있던 김 씨를 깨웠고, 김 씨는 그를 따라 배산으로 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김 씨가 외출한 시각은 어머니가 집을 나선 새벽 5시부터 오전 7시30분 사이에 집을 나선 것으로 수사 방향은 모아졌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행여 김 씨가 몽유병 증상이 있어 자기도 모르게 밖으로 나갔을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진료기록을 확인했지만, 진료를 받은 기록은 없었다. 가족들에게서도 김 씨가 그런 증상이 없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결국 면식범으로 수사 방향이 모였지만 용의자를 특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경찰은 김 씨 학교 친구, 동아리 선후배, 옛 남자친구 등 수십 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였지만, 특이점은 없었다.


그런가 하면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등산로와 학교 주변 흙 일부를 채취해, 김 씨의 단화에서 발견된 것과 비교 분석을 국과수에 의뢰했지만 “증거품이 너무 작아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결과만 나오는 등 별다른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


또 김 씨가 살던 집에 혈흔 반응 검사도 벌였으나 어떠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공교롭게도 김 씨 집에서 사건 현장까지는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종합하면 김 씨 사체가 발견된 현장은 그곳에서 김 씨가 사고를 당했을 것이라는 정황만 남은 것이었다. 사실상 수사는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었다.


[한승곤의 미제수첩]⑥“누군가 과감하게 찔러”…부산 배산 여대생 살인사건 2017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 '부산 배산 여대생 피살사건' 방송분 캡처


◆ 용의자는 여성?…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일지도


그러다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2017년 5월27일 김 씨 남동생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최면 수사를 받았다. 그는 이 과정에서 “밖에 온 사람이 여자인 거 같다”며 사건 당일 찾아온 사람이 여성인 것 같다고 증언했다.


또 해당 방송에서 황민구 영상 분석 전문가는 피해 여대생의 키가 140cm대의 단신이라는 점을 고려해 흉기에 찔린 위치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가해자의 키는 지형을 고려해도 최소 150 초반~160대 중반 정도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남동생의 최면 수사 결과와 영상 전문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 살인 사건의 용의자는 피해자와 비슷한 체구의 여성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전문가는 만일 용의자가 붙잡힌다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런 인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해당 방송에서 “놀라운 것은 피해자를 칼로 찔러서 살해하는 것 외에 원한을 드러나지 않게 관리하고 숨겼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니까 이 사람이 범인이라고 주변에서 전혀 생각을 못 할 것 같다. 지금 이때까지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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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사건은 사건 발생 시점으로부터 18년이 지났지만, 누가 왜 김 씨를 살해했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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