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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증권거래세, 기재부의 몽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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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증권거래세, 기재부의 몽니 조영주 자본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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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부과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이른바 '개세주의(皆稅主義)'다. 이 원칙에 따라 임금소득은 물론 예금에 가입해서 이자수입이 생기거나 부동산을 팔아 차익을 얻게 되면 소득세를 내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거래에서도 소득이 발생하면 합당한 세금이 붙는다. 예외는 있다. 바로 증권거래세다. 주식을 팔 때마다 세금이 부과된다. 수익이 나든 손해를 입든 거래행위 자체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증권거래세가 개세주의에 정면 위배되는 세금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일부 대주주에게는 양도소득세까지 부과한다. 부과대상은 2012년부터 꾸준히 확대돼 코스피의 경우 1% 이상, 코스닥의 경우 2% 이상 대주주의 보유주식 시가총액이 15억원 이상일 경우 양도소득세를 내도록 한다. 대주주 범위는 점진적으로 넓어져 2021년 4월부터는 보유주식 시가총액이 3억원 이상이면 양도소득세 대상자가 된다. 이들은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모두 내야하기 때문에 이중과세의 부담을 지고 있다.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것에 대한 징벌적 과세가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되는 근간에서 조세당국과 정치권의 그릇된 인식이 엿보인다. 주식시장을 노름판으로, 투자자를 돈만 좇는 불나방으로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 증권거래세가 주세나 담배세 등의 죄악세와 비슷한 취급을 받는 셈이다. 세제를 편성하는 기획재정부는 증권거래세 폐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지난 7일 "증권거래세 인하나 폐지는 당장은 쉽지 않은 과제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세를 유지해야 하는 분명한 명분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는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거나 없애면 주식시장이 투기의 장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는 듯 하다. 이런 이유라면 종합부동산세처럼 엄청난 세금을 때려야 한다. 강남 아파트에 0.3%의 거래세를 더 부과한다고 해서 부동산투기가 잡힐 수 없다는 것은 명명백백하다. 아파트값만 더 올리지 않겠나. 더욱이 일확천금의 대명사인 로또 사업을 관장하는 기재부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쉽게 거둘 수 있는 세원을 내놓기 싫은 것이 더욱 본질적인 이유다. 2017년에만 증권거래세로 거둔 세금이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증권거래세에 붙는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하면 6조3000억원으로 규모는 커진다. 세수결손이 생긴다면 양도소득세를 늘리면서 대체하면 된다. 증시가 나빠지면 양도소득세로 거둘 수 있는 세원이 줄어들 것을 걱정한다면 '조세편의주의'일 뿐이다.


지금의 증권거래세는 1978년 12월에 만들어졌다. 그해 1인당 국민소득은 1454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달러를 돌파해 40년만에 20배 이상 많아졌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을 합하면 지난해 2796조7218억원으로, 1978년 거래대금(1조7415억원)의 1605배에 달한다. 증권거래세율(0.3%)이 정해진 1993년 당시에는 예금금리가 연 10% 수준이었다. 현재 예금금리는 1%대에 불과하다. 한 해에 몇 번만 주식을 매매하면 은행 예금금리 이상의 세금을 내는 셈이다. 경제와 자본시장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은 만큼 조세제도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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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은 기업의 생산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곳이다. 적합한 요건을 갖춘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을 할 수 있고, 시장은 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 주가를 형성한다. 기업이 필요한 경영자금을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마련하고, 이를 위해 활발하게 주식이 거래되도록 해야 한다.


매 정권마다 '자본시장 활성화' 또는 '선진화'를 부르짖고, '아시아의 금융허브 육성'을 정책 목표로 내건다. 그렇지만 기본이 되는 거래비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태도는 이율배반적이다. 기재부도 주요 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증권거래세가 높다는 것을 주지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증권거래세의 점진적 인하와 폐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올해 기재부가 내놓을 세법개정안에 증권거래세 폐지 방안이 담기길 기대한다.






조영주 자본시장부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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