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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 詩]진심/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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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진심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지 말아다오
그 진심이 나를 죽였고
진심 때문에 여기까지 온 수많은 사람들


아이의 눈동자 속에는 빛나는 바다가 있고
바다의 심연 속에는 괴물이 살고 있네
진심을 묻는 당신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두려움 속에서, 말하라고 다그친다
진실이 무엇이냐고

그러나 괴물이 떠오르길 기다리며
진심을 물어보는 자는 들여다보라
온화한 얼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수많은 사람들이 소리친다 한 사람을 둘러싸고
만약 그가 살아 있다면 온갖 괴물에 둘러싸여 공포에 떨었으리라


진심은 마음으로 아이를 죽이고
그 얼굴을 대면하고 싶어
지금 두려워 떠는 아이에게 진심을 말하라 다그친다
눈을 반쯤 감고 개에게 소리치는 주인처럼

오늘, 나는 갑자기 뛰어내린 사람의 장례식에 간다
다행이다 그는 일찍 죽은 것이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들키지 않은 것이다
살아 있었다면 군중은
아직 떠오르지 않은 괴물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으리라


나에게 진심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지 말아다오
알고 있겠지만
진심은 물어보는 당신 자신에게 있으므로
그 누구도 당신을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오직 당신만이 자신의 진심을 두려워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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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 詩]진심/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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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고 나면 지난여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정치인이 떠오른다. 그런데 그는 정말이지 왜 투신까지 했을까? 그의 진심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물론 그가 남긴 유서에는 그의 마지막 진심이 적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왜 "갑자기 뛰어내"렸는지 여전히 모른다. 우리는 다만 지금껏 서로 다른 말들을 하며 때로는 그의 죽음에 대해 의심하기까지 한다. "진심은 물어보는 당신 자신에게 있으므로". 이미 니체도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심연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당신을 들여다보고 있는 심연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죽은 자를 두려워하듯 진심을 두려워하라. 그 둘은 결코 스스로에 대해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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