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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 개편 지연 후폭풍…주 52시간 처벌 유예 내년까지 연장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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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탄력근로제 확대 입법 무산되자 주장…노동계선 임금손실 내세워 반발

탄력근로 개편 지연 후폭풍…주 52시간 처벌 유예 내년까지 연장될까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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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김보경 기자, 권성회 기자] 정부가 이달 31일로 끝나는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 처벌 유예기간(계도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치권의 탄력근로제 개편 법안 개정이 속도를 못 내는 상황에서 자칫 범법 사업주가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영계도 탄력근로제 확대 여부가 결론 나지 않은 만큼 계도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1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지 못한 사업주에게 한시적으로 시정기간을 늘려주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정기간 연장을 통한 처벌 유예는 근로기준법 개정 없이도 고용부 재량으로 가능하다.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처벌 유예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탄력근로제의 연내 개편이 무산된 영향이 크다. 탄력근로제 개편은 주 52시간 근로제를 현장에 연착륙시킬 주요 방안으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인력 운용의 탄력성을 제고하기 위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이나 1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받고 있는 대·중견기업 31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 52시간 근로제 기업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힘을 보탰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 4곳 중 1곳이 여전히 근로시간 단축을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24.4%가 "주 52시간 초과 근로가 아직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8월 고용부 조사 결과인 16.4%보다 오히려 8%포인트 높은 수치다.


근로시간 단축의 연착륙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제도로는 응답 기업 절반이 '탄력근로제'를 꼽았다. 대한상의는 "대ㆍ중견기업의 어려움도 상당한 가운데 대응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더욱 클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애로가 해소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기보다는 정부가 현장 애로를 면밀히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산업별로 계절적 요인, 업종 특성 등에 맞게 집중 근무 기간이 필요하다"며 "현행 근로기준법상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 3개월은 너무 짧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탄력근로제 개편이 필요한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정유업을 꼽을 수 있다. 정유 업계는 정유 설비ㆍ일괄 정비 등을 위한 '대수선 기간'으로 3개월 정도를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탄력근로제 도입을 통한 집중근무제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탄력근로 개편 지연 후폭풍…주 52시간 처벌 유예 내년까지 연장될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 관계자들은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시국농성 돌입 기자회견'에 참석해 탄력근로 기간확대 저지를 비롯한 노동법 전면개정을 촉구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고용노동부는 일단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고용부는 이날 "내년까지 계도 기간 연장을 결정한 바 없으며 당정 협의도 예정돼 있지 않다"고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근로시간 문제는 노사 간 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원칙으로 하는 만큼 정부에서 특정 스탠스를 취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지난달 22일 출범한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주 52시간 근로제 계도 기간, 탄력근로제 개편 등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섣불리 입장을 밝혔다간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노사 간 논의 테이블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 될 수 있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하면서 '반쪽짜리 위원회'라는 오명을 쓴 상황에서 주 52시간 근로제 처벌 유예 기간 연장을 결정하면 노동계의 반발이 더욱 커져 대화 불능 상태로 치달을 수 있다.


경사노위에 참여 중인 한국노총도 최근 노동 정책과 관련해 정부에 날이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10일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1만원 실현 등 문재인 정부 초기에 추진했던 노동 존중 정책이 현재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연내 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시도를 경사노위에서 최선을 다해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탄력근로제 개편 문제는 노사 간 입장 차가 워낙 커 접점을 찾기 쉽지 않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은 집중근무제에 따른 장시간 근무와 과로에 대한 우려 등으로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또 집중 근무 시 주 52시간 이상 근로하게 되면 초과 근로에 따른 임금손실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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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고용부는 탄력근로제 도입이 곧바로 임금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근로자의 건강권 침해와 임금 감소 우려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제도 도입 과정에서 노사 간 협의로 기존의 임금 수준이 저하되지 않도록 다양한 형태로 임금을 보전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탄력근로제 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노동계가 우려하는 근로자의 임금 저하를 방지할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이날 오후 4시께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정부업무보고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용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노동시간 단축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노동 시간 단축ㆍ최저임금 인상 등과 관련한 정책 업무를 총괄하는 근로기준정책과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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