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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반시장적 협력이익공유제…기업혁신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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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보고서 제출…제도 조목조목 비판
내외부 변수 많아 목표이익·기여도 평가 미리 설정 불가능
기술유출·경영간섭 부작용 초래…기업가 정신도 약화시켜
위탁기업 이윤추구 동기 급 위축… 주주재산권 침해도 심각
품질향상·물량확대 등 '성과공유제' 활성화 제시

한경연 "반시장적 협력이익공유제…기업혁신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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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안하늘 기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국가간 원조에도 기업가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진국에 무상원조를 통해 많은 상품이 쏟아져 들어오는 순간, 부족하나마 시장에서 거래되던 자국의 상품시장이 죽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시혜적인 원조는 삶을 스스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협력의 대가로 돈을 주는 것은 후진국에 고기를 주는 것과 같다. 이는 중소기업의 기업가정신을 무너트려 결국 경쟁력을 잃게 만들 수 있다. 중소기업에 돈을 줄 것이 아니라 돈을 벌 수 있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성과공유제가 최선의 '픽(pick)'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5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협력이익공유제에 대한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국회에 제출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중소벤처기업부는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을 위해 올해 안에 기존 발의된 상생협력법 개정안 4건을 통합한 국회 산중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경연은 이날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이 불가한 7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방안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무엇보다 협력이익공유제의 핵심인 목표이익 설정과 기여도 평가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협력이익공유제의 배분대상인 기업의 이익이 금리ㆍ환율ㆍ내수 및 수출시장 동향 등 다양한 외생변수에 따라 수시로 변동하는 만큼 이익목표를 미리 설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것이다. 목표이익을 설정했다 하더라도 대기업이 수백개의 협력업체별로 각각 이익에 얼마나 기여했는 지를 분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기술유출, 경영간섭 등의 부작용이 초래될 가능성도 높다.


한경연은 오히려 협력이익공유제가 중소기업의 기업가정신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협력사 기여는 납품단가 조정, 거래기간ㆍ구매물량 확대 등 시장 자율적 방식으로 반영되고 있다. 협력이익공유에 대한 법제화로 대기업 이윤을 재배분할 경우 위탁기업의 이윤추구 동기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결국 협력이익공유제는 기업 혁신활동이나 효율성 제고, 신제품 개발 등의 유인을 저하시키는 반시장적 제도라는 것이다. 지난 10월 서울소재 상경계 교수(22개대 100명)들이 협력이익공유제를 반시장적제도로 인식(76%), 제도도입에 반대(72%)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주주재산권 침해도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주주는 기업 활동으로부터 발생한 잔여수익에 대한 청구권자다. 생산에 필요한 투입요소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난 후 남은 순이익을 가질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얘기다. 협력이익공유제는 주주의 기업에 대한 잔여재산 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근간을 허무는 제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재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만큼 협력이익공유제 대안으로 '성과공유제 활성화' 카드를 내세우고 있다.


한경연은 2012년부터 시행 중인 성과공유제를 확대하는 방안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성과공유제는 성과 대상을 초과이익으로 제한한 협력이익공유제와 달리 원가절감, 품질향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질 수 있다. 또 협력이익공유제는 공유방식을 금전으로 제한한 반면 성과공유제는 현금배분, 물량확대, 납기연장 등 다양해 활용성이 높다. 올 9월까지 155개사에서 5633건의 과제를 실시, 6360개 수탁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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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삼성전자와 자화전자가 공동으로 카메라 부품 장치를 개발한 사례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카메라의 필수장치인 손떨림 보정장치 및 셔터의 전량을 수입하고 있어 원가절감과 성능향상을 위해 국산화 개발이 절실했다. 그러나 신기술 개발에 실패할 경우 들어가는 8억3000만원의 비용부담 때문에 국산화 개발에 선뜻 나서는 협력사가 없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술개발에 실패해도 지원자금을 회수하지 않는 조건으로 자화전자에 개발비 5억3000만원을 지원하고, 2명의 기술전문인력을 파견했다. 양사의 협력결과 손떨림 보정장치와 셔터가 일체형으로 된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며, 삼성전자는 연간 9억원 가량의 원가가 절감됐다. 자화전자는 매출이 26억6000만원이 늘어나 양사 모두 '윈-윈'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상호 한경연 산업혁신팀장은 "협력이익공유제의 경우 초과이익을 무조건 금전으로만 배분하도록 돼 있어 방법론적에서 실효성이 떨어지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대ㆍ중소기업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성과공유제의 경우 다양한 유형이 있어 기업들이 활용하는데 용이하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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