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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안개를 물로 바꾸는 '포그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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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안개를 물로 바꾸는 '포그캐처' 페루의 리마에 설치된 '포그캐처'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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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극심한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지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것이 물이고, 지금 물을 사용하는데 부족함이 없으니 물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믿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더군요.

현실은 이렇습니다.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물은 대부분 바닷물이며,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은 겨우 2.5% 정도입니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빙원과 빙하 속에 갇혀 있어 우리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단 1%에 불과합니다. 이 1%의 물을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함께 나눠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기본적인 생활과 최소의 건강유지를 위해서 1인이 하루에 50~100리터(ℓ)가 필요합니다. 마시는 물, 개인과 가정의 위생을 위해 필요한 물, 세탁에 필요한 물 등입니다.

WHO가 발표한 필요한 물의 양은 생존을 위한 최소량입니다. 한국인들이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은 얼마나 될까요? 환경부의 '상수도통계 2017'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 국민 1인당 1일 물사용량은 287ℓ입니다. 10년 전인 2007년 275ℓ에서 12ℓ나 더 늘어난 것입니다.


미국 387ℓ(2015년 말 기준), 일본 311ℓ(2015년 말 기준)에 이어 한국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물을 많이 사용하는 국가입니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94ℓ의 물로 겨우 살아가고 있는데 비하면 펑펑 쓰는 것이지요.


물이 부족한 국가들의 대부분은 적도의 남북 4000㎞ 인근에 있는데 세계 인구의 약 70%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 물부족 국가들은 물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과학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적도에서 가까운 지역은 고온다습한 기후로 공기가 품고 있는 많은 수분을 포집해 식수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지요.

[과학을읽다]안개를 물로 바꾸는 '포그캐처'


[과학을읽다]안개를 물로 바꾸는 '포그캐처' 에티오피아의 '와카워터'의 모습. [사진=architectureandvision.com]



에티오피아에 설치된 '와카워터(Warka water)'가 공기 중에 수분이 풍부한 지역에서 사용하는 대표적 장치입니다. 9m 높이의 대나무로 엮은 꽃병 모양의 탑에 촘촘한 나일론 그물을 설치한 와카워터는 에티오피아의 큰 일교차를 이용하는 장치로 밤이슬을 모아 하루 평균 100ℓ의 물을 만든다고 합니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제습기의 원리와 비슷하지요.


건조한 사막지역에서도 공기 중 수분에서 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기술이 '포그캐처(Fog Catcher)'입니다. 포그캐처는 캐나다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돼 '포그퀘스트(Fog Quest)'라는 캐나다의 자선단체가 제작된 장치입니다. 칠레나 에콰도르, 네팔 등 물 부족 국가의 안개가 많이 끼고 바람이 많이 부는 마을에 설치해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과학을읽다]안개를 물로 바꾸는 '포그캐처'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사막에 사는 딱정벌레 '스테노카라'의 모습. [사진=피어슨(글로벌 에디션 2015)]



포그캐처는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사막에 사는 딱정벌레 '스테노카라'가 물을 얻는 방법을 응용해 만든 장치입니다. 스테노카라는 비 한 방울 구경하기 힘든 나미비아의 사막에서 물 걱정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스테노카라의 등에는 1㎜ 간격의 돌기가 촘촘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이 돌기의 끝은 친수성, 바닥면은 물과 친하지 않은 혐수성 성분으로 구성돼 있지요.


사막의 아침에 안개가 끼면 딱정벌레는 바람이 부는 방향을 등지고 물구나무를 섭니다. 그러면 안개 중의 수증기가 친수성 돌기 끝에 붙어 점점 커진 물방울이 자기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굴러떨어지는데 바닥면이 물을 밀어내 물방울은 미끄러져 딱정벌레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포그캐처는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 망사를 이용해 해안이나 산에서 발생하는 안개로부터 물을 수집한 뒤 망 아래 설치된 물탱크에 물을 저장하는 장치입니다. 안개를 포집할 때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인이 안개의 형성과 바람의 속도인 만큼 지역에 따라 적당한 망사 굵기와 기공의 크기 등을 조절해 설치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포그캐처로 모을 수 있는 물의 양은 얼마나 될까요? 40㎡ 규모의 포그캐처가 하루에 만들 수 있는 물의 양은 200ℓ 정도라고 합니다. 포그퀘스트가 페루의 리마 고지대 벨라비스타 마을에 설치한 포그캐처의 경우 하루 평균 2271ℓ라고 하지요. 벨라비스타 마을에는 최소한 40㎡ 규모의 포그캐처가 11곳 정도 설치됐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는 2ℓ짜리 생수병 1135개 분량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풍족하지는 않아도 필요로 하는 물의 양 정도는 충족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과학을읽다]안개를 물로 바꾸는 '포그캐처' 포그캐처에 물방울이 모여 있는 모습. 모인 물방울들이 아래 물통으로 떨어집니다. [사진=fogquest.org]



처음 포그캐처가 개발됐던 2000년대 초반에는 안개에 함유된 수분의 2% 정도만 수집할 수 잇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4%를 수집할 수 있게 됐고, 요즘에는 10% 정도까지 물로 만든다고 합니다.


이런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축복받은 것 같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38㎜로 세계 평균인 970㎜보다 많습니다. 그러나 국토면적이 좁고 인구 밀도가 높아 1인당 강수량으로 따지면 세계 평균의 8분의 1정도로 줄어듭니다. 물이 넘치는 나라가 아닌 물이 부족한 나라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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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보다 물사용량이 훨씬 적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제2의 도시 케이프타운 당국은 지난 2월부터 수도 공급 중단을 의미하는 '데이제로(Day Zero)'를 면하기 위해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을 50ℓ로 제한해 급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1인당 물사용량은 세계 3위 수준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물 낭비는 고쳐야 할 나쁜 습관입니다. 케이프타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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