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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한국, 매년 8개월 미래에 빚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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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한국, 매년 8개월 미래에 빚진다 우리가 움직일 때마다 탄소발자국이 생긴다면 가장 적게 발생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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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발로 밟은 자리에 남는 모양을 '발자국'이라고 합니다. 지구의 환경문제를 이야기할 때 발자국은 인간에 의해 파괴된 환경의 정도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인간이 살면서 지구에 남기게 되는 여러 가지 환경 영향력을 측정하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생태발자국'과 '탄소발자국', '물발자국' 등이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이런 발자국들은 다시 우리 삶으로 되돌아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소 생활하면서 이런 발자국을 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은 1996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마티스 웨커네이걸과 윌리엄 리스가 창안한 개념으로 인간의 활동이 자연 생태계에 남기는 영향을 발자국으로 환산한 수치입니다.

음식·주거·교통·소비재·서비스 등 5개 소비범주와 에너지생산소비·구조물환경·정원·경작지·초지·인공림·자연림·비생산적 토지 등 8개 토지이용 범주로 나눠 총소비량을 산출하고, 이를 생산하는데 사용된 1인당 토지면적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측정 대상지역의 연평균 개인 소비량을 도출합니다.


한국의 생태발자국은 어느 정도일까요? 지난 2016년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가 '한국 생태발자국 보고서'를 발간해 화제가 됐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생태발자국 지수는 5.7g㏊(글로벌 핵타르)로 세계 20위였고, 한국이 중국보다 생태환경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한국인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지구 생태계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생태발자국 한계치는 1인당 1.8㏊지만, 세계 평균치는 2.7㏊, 한국은 5.7㏊나 됩니다. 지구에 엄청난 부담을 안기고 있는 것이지요. 생태발자국 수가 높을수록 생태환경 훼손이 심각한 것인데, 지구촌의 모든 사람이 한국인처럼 생태자원을 소비하면서 산다면 현 지구 생태용량의 3.3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지구가 3.3개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과학을읽다]한국, 매년 8개월 미래에 빚진다 세계 탄소배출량 1위 국가인 중국의 도로.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보고서는 중국은 2개, 일본은 2.9개의 지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한국이 인접 국가보다 더 많은 생태용량을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카타르가 6.2개, 호주 5.4개, 미국 4.8개, 캐나다 4.7개, 싱가포르 4.6개의 지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WWF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소비하는 자연자원의 양과 이로 인해 지구에 가해지는 부담에 대한 보고서"라면서 "농부가 다음 봄에 뿌릴 씨앗을 먹고 있는 꼴이고 은행가가 이자가 아닌 원금으로 살아가고 있는 꼴인데 이 상태가 계속되면 파산과 공멸이 머지 않았다"고 경고했습니다.


생태발자국 속에 포함되는 개념인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은 어떨까요? 탄소발자국은 개인이나 단체(기업)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기체의 총량을 말합니다.


유엔 환경계획에 따르면, 전체 온실가스 가운데 75%가 전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부유국에서 배출됩니다. 미국과 호주, 중국 등이 주요 온실가스 배출 국가입니다. 한국은 탄소발자국이 생태발자국의 73%를 차지하는데 세계 평균치 60%를 훌쩍 뛰어 넘습니다. 한국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0.7% 수준이지만 한국 국민의 탄소배출량은 세계 탄소배출량의 1.7%를 차지할 정도로 많습니다.


전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부유한 나라들이 탄소발자국의 75%를 생산한다는 사실은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할 부분입니다. 평소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무게 5g의 종이컵 하나의 탄소발자국은 11g입니다. 생수 한 병은 10.6g, 아메리카노 한 잔 21g, 카페라테 한 잔은 340g의 탄소발자국을 남깁니다.

[과학을읽다]한국, 매년 8개월 미래에 빚진다 종이컵 하나의 탄소발자국은 11g이나 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카페라떼에 넣는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젖소를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이 그 만큼 많기 때문이지요.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고, 자동차를 자주 점검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일주일에 하루 채식하면서 육류 섭취를 줄이는 등 식생활을 바꾸는 것도 생태·탄소발자국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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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생태발자국네트워크(GFN)가 정한 올해의 '지구용량 초과의 날(오버슛데이)'은 지난 8월1일이었습니다. 지난 8월1일자로 지구용량의 한계를 넘어선 만큼 지난 8월2일부터는 미래의 자원을 미리 끌어당겨 쓰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는 8월2일, 2016년은 8월8일이었습니다.


지구가 6.2개 필요한 카타르의 경우 지구용량 초과의 날은 2월9일입니다. 지구가 3.3개 필요한 한국의 지구용량 초과의 날은 4월16일입니다. 인류는 매년 5개월 가량, 한국 사람들은 매년 8개월 이상 미래 자원을 미리 끌어다 쓰고 있는 형편입니다. 지금 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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