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더 안 팔아요"…겨울도 안왔는데 수백만원짜리 패딩은 '품절'

285만원 몽클레르 '클로에' 다 팔리고 큰 사이즈 한장 남아…1·2차 완판에 추가 물량 없어 예약 구매도 불가
에르노·노비스·맥케이지 등 다른 프리미엄 패딩들도 인기 제품 '품절'
여름부터 완불하고 기다려야 주문 가능…패딩도 소비 양극화 가속

몽클레르 매장 모습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올해 마지막입니다. 패딩 물량이 없어서 더 이상 못 팔아요"

패딩을 입기에는 가을볕이 따사로운 18일 오후.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 있는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몽클레르' 매장에는 패딩을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0대 청년 두 명은 찾는 제품이 없다는 답변을 듣고 힘없이 돌아서기도 했다.

겨울의 길목에서 100만원대를 훌쩍 넘어서는 초고가 패딩들이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인기 제품들은 이미 대부분 '품절'된데다 추가로 물량이 들어올지도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이날 프랑스 브랜드 몽클레어 패딩의 경우 여성 인기 제품인 '클로에'의 정가는 285만원에 달하지만 사이즈가 가장 큰 3사이즈(77) 한 장밖에 안 남았다. 평균 사이즈는 이미 팔려나갔다. 매장 직원은 "전에는 구매 예약자 명단을 받았는데 이제는 물량도 안 들어와 예약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맞은 편 이탈리아의 패딩 브랜드 '에르노' 매장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인기가 많은 197만원짜리 여성 롱패딩 '맥시' 검은색 제품은 모두 매진됐고, 가장 작은 사이즈만 남았다. 추가로 물량이 들어오지 않아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맥케이지'에서도 인기 제품인 '자다', '노비스'의 '쉬라' 등도 비슷했다. 캐나다 패딩 브랜드 '무스너클' 매장 관계자는 "사이즈별로 수량이 많지 않아 구매를 서둘러야 한다"고 귀뜸했다.

한 남성이 노비스 매장에서 패딩을 고르고 있다.

초고가 패딩 열풍은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롯데백화점의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4일까지의 프리미엄 패딩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0% 이상 급증했다. 역시 프리미엄 패딩존을 운영하는 갤러리아명품관의 올 가을ㆍ겨울 시즌 프리미엄 패딩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이상 늘었다. 프리미엄 패딩의 일반적인 가격은 100만~200만원대이며 몽클레르의 '크라비에 무스탕' 패딩은 580만원에 달한다.

경기 위축으로 인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패딩 시장에서도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데 추운 겨울이 다가오며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패딩 또한 초고가 제품의 수요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