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성에 축구경기 직접 관람 허용…선수가족·팬 입장

지난 6월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 입장해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방송을 본 이란 여성들. / 사진=연합뉴스

이란에서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여성 관중의 직접 경기 관람이 허용됐다.

16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볼리비아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에는 여성 관중의 입장이 허용됐다. 이란에서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입장해 직접 경기를 관람한 것은 지난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이란은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신정일치의 종교 국가가 되면서 여성의 대외 활동이 제한되고 공공장소에서 남녀의 구분이 엄격해졌다.

앞서 올해 6월 러시아 월드컵 대회가 열렸을 때 아자디 스타디움에 여성 축구팬의 입장이 처음으로 허용됐지만 실제 경기가 아닌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방송을 보며 단체 응원하는 행사였다.

이날 여성 입장 허용은 사전에 공지되지는 않았다. 현지 언론과 SNS 등에 따르면 여성 200여 명은 남성 관중과 분리된 구역에서 이 경기를 관람했다. 이들은 대부분 축구 대표팀의 가족이었으나 일부는 경기 시작 전 아자디 스타디움 출입구 근처에 모인 여성 축구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이란에서 여성을 축구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그 중에서도 경기에 흥분한 남성 관중이 여성에게 욕설, 성희롱·성추행, 폭행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가장 일반적이다.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 허용을 주장하는 이란의 온라인 여성단체 '오픈스타디움'은 트위터를 통해 "드디어 그 일이 일어났다. 선택된 몇몇 이란 여성이 아자디 스타디움에 들어가 공식 경기를 사상 처음으로 볼 수 있게 됐다. 여성의 정당한 소망을 이루는 길로 향하는 매우 중요한 진전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