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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라고 다 먹히는 건 아냐" 동남아 매장 철수하는 한국 외식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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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브라더스·비비고 등 동남아 매장 철수
현지 외식 풍토와 안 맞아…선택과 집중

"한류라고 다 먹히는 건 아냐" 동남아 매장 철수하는 한국 외식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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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로 발을 뻗었던 일부 한국 외식 매장들이 철수하고 있다. 현지 외식 풍토와 맞지 않은 콘셉트를 표방해 매출을 올리지 못했거나, 해외진출 국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기울이기 위한 과감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식 브랜드 불고기브라더스가 지난해 말레이시아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불고기브라더스는 지난해 쿠알라룸푸르 패러다임 몰, 파빌리온몰, 미드밸리 메가몰 등 네 곳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불고기브라더스 관계자는 "한식 패밀리 레스토랑을 표방하며 현지에 진출했지만 '퀵 서비스 레스토랑(QSR)', 다양한 메뉴를 선호하는 말레이시아 외식 풍토와 맞지 않아 사업을 접었다"고 말했다.


불고기브라더스는 2012년 한 해만 말레이시아에서 4호점까지 출점하는 등 영토 확장에 나섰다. 당시 불고기브라더스는 '한식의 세계화'를 선언하며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을 벌였다. 메인 메뉴인 불고기 외 사이드 메뉴 현지화에도 힘썼다. 말레이시아가 돼지고기ㆍ소고기 등을 즐기지 않는 무슬림 국가인 점을 감안, 본래 없던 닭고기 메뉴를 새로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현지 외식업계 관계자는 "불고기브라더스가 국내에서는 불고기 전문점으로 입지를 다진 상태이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패밀리 레스토랑 형태나 전문점 이미지를 통해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이끌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지에 진출한 다수 외식 기업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내에는 '퀵 서비스 레스토랑(QSR)' 형태 음식점이 유행 중이다. 패스트푸드처럼 빠르게 조리하고 바로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선호하며 보다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매장에 소비자가 몰린다는 것이다. 실제 네네치킨, 교촌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밥과 버거, 샌드위치 등의 사이드 메뉴를 추가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있다. 불고기브라더스가 할랄 인증을 받지 않은 않은 데다 마스터프랜차이즈를 통하지 않고 직접 진출에 나선 점도 현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원인으로 꼽혔다.


불고기브라더스는 외식업체 이도감(구 이티앤제우스)이 운영하는 브랜드였지만 지난 8월 대상에 해외 판권을 넘겼다. 대상 관계자는 "이제 막 판권을 옮겨받은 상태로 현지조사 등을 통해 새롭게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불고기브라더스는 2012년부터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중국 등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후 시장 진출에 나섰지만 모두 철수했고, 현재 남아있는 해외 매장은 필리핀, 태국, 미얀마 등 3개국 10개 매장이다.


앞서 CJ푸드빌 비비고 역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진출 5년여만에 철수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최고 중심지에 위치했던 비비고 매장이 문을 닫았다. 인도네시아는 비비고가 2010년 싱가포르에 이어 2013년 두 번째로 진출한 동남아 국가다. 비비고는 진출 초기 인도네시아인이 선호하는 소고기와 닭고기를 활용한 메뉴를 강화, 달고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현지인에 맞춰 소스를 활용한 메뉴를 주력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비비고의 첫 동남아 매장이었던 싱가포르에서 2016년까지 운영하던 매장 4곳도 모두 문을 닫았다. 당시 CJ푸드빌 관계자는 "동남아서 브랜드를 철수했다기보다 해외사업 부문을 재정비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택한 것"이라며 "당분간 글로벌 전략을 중국과 미국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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