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로머 "금융위기 또 온다…정치적 안정성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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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폴 로머 미국 뉴욕대 교수가 "곧 다른 금융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8일(현지시간) 수상이 확정된 후 뉴욕 맨해튼 뉴욕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도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금융위기는 또 닥쳐올 것"이라며 "중요한 점은 지난 위기들을 통해서 배운 실용적인 교훈들을 얼마나 잘 활용해 대비하는지 여부"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우리가 대비해야 하는 부분은 경제의 안정성 뿐만 아니라 정치의 안정성 여부"라며 "불평등, 부적절한 문제 등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이슈로만 금융위기가 닥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슈로도 금융위기가 닥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한국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다"며 "싱가포르에서 시도한 적이 있는 모델로, 절반의 성공을 거뒀던 만큼 그 사례를 주의 깊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소득이 늘어나면 사람들은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되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 마련"이라며 "소득향상이 더 많은 기술습득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매우 훌륭해 추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머 교수는 기술 진보와 아이디어 축적이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이른바 '내생적 성장'(Endogenous Growth) 이론으로 유명하다. 특히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강조해왔다.

2016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세계은행(WB)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수석 부총재를 지냈다.

한편 기후변화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로 로머 교수와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윌리엄 노드하우스 미국 예일대 교수는 같은날 예일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참여 없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적 합의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미 행정부가 들어서고 수년 안에 미국은 그 이슈(기후변화)를 재검토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후변화협상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겨냥한 셈이다. 온실가스 배출 2위 국가인 미국의 참여 없이는 기후변화협정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언급으로 풀이된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경제모형·이론 개발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 그는 경제와 기후 사이의 상호 작용을 설명하는 양적 모델을 처음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