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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북카페]또 빨려들어간다…日 소설의 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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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살인의 문' 등 10위 내 3권이 일본 소설

[충무로 북카페]또 빨려들어간다…日 소설의 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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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그놈을 죽이고 싶다. 그놈 때문에 내 인생은 완전히 망가졌다. 하지만 죽일 수 없다. 살인자가 되기에 내게 부족한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살의라는 도화선에 불을 붙이려면 대체 무엇이 필요한가."

또 일본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60)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8월 국내에 출간된 소설 '살인의 문'이 베스트셀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복한 치과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다지마 가즈유키와 가난한 두부 가게 아들 구라모치 오사무. 이 책은 어린 시절부터 친구(구라모치 오사무)에게 철저히 인생을 농락당해 온 한 남자(다지마 가즈유키)의 처절한 자기고백이다. 다지마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같은 반 친구로 구라모치를 만난 이후 점차 걷잡을 수 없는 불행과 어둠의 나락에 빠진다.


아시아경제는 9월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팔린 책을 대상으로 10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매겼다. 교보문고ㆍ인터파크ㆍ예스24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의 판매량 순위에 본지 문화부 기자들의 평점을 더해 집계했다. 1위는 야쿠마루 가쿠의 소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 지난 집계(9월 둘째 주)와 마찬가지로 자리를 지켰다. 죄에 대한 응징과 용서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2위 역시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 순위를 유지했다. 그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환멸, 일, 자유, 평등, 종교, 이민, 테러리즘, 전쟁, 교육, 명상 등 스물한 가지 테마로 나눠 그 만의 통찰력을 보여준다. 앞서 소개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살인의 문'(9위)은 새로 순위에 올랐다. 그의 '나마야 잡화점의 기적'(8위)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집계에서 권오현(66)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의 '초격차'(4위)가 눈에 띈다. 이번 집계에서 유일한 경제ㆍ경영 분야 책이다. 권 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삼성에 입사해 삼성전자 회장까지 올랐다. 삼성전자에서 33년 동안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조직 경영 전략을 담은 책이다. 그 실체는 책 제목인 초격차.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집념, 한계를 뛰어넘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격(格)의 차이를 만드는 원칙이라고 설명한다. 리더, 조직, 전략, 인재라는 네 가지 핵심 키워드로 서술했다. 5위와 6위에 각각 정재승의 '열두 발자국',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가 이름을 올렸다. 대중적 인지도와 더불어 특유의 쉽게 풀어쓰는 글쓰기 방식은 꾸준한 인기의 비결이다.


[충무로 북카페]또 빨려들어간다…日 소설의 문으로


히가시노 게이고는 1958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 공학과를 졸업한 뒤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85년 '방과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9년 '비밀'로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을, 2006년에는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제3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과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받았다.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중앙공론 문예상을, 2013년 '몽환화'로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다. 2014년에는 '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받는 등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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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살인의 문'은 인물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구라모치는 다지마가 고등학교 시절 아르바이트에서 만난 첫사랑을 가로채 자살에 이르게 하고, 다단계 판매 조직에 끌어들여 잘 다니던 첫 직장에서 잘리도록 한다. 자연스레 다지마는 마음속으로 구라모치에 대한 증오와 살의를 키워 간다. 이 때 다지마 앞에 수수께끼의 한 인물이 나타나 구라모치와의 악연에 관한 놀라운 비밀을 털어놓는다. 작가는 주인공의 불타는 복수심과 살인 충동을 일인칭 시점으로 묘사했다. 독자들은 마치 자신이 경험한 것처럼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연, 부조리한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묘사해 온 전작들과 맥을 같이 한다.


출판계에서는 일본 소설의 강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 양단비 인터파크도서 문학MD는 "일본 문학은 다양한 장르 문학이 발전했고 한국과 유사한 감성을 지닌 나라여서 일본 장르 문학이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군더더기 없는 서사와 속도감 있게 흘러가는 전개가 무겁지 않으면서 재미와 균형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훈 예스24 문학MD는 "히가시노 게이고, 무라카미 하루키, 미야베 미유키 등 이미 상당수의 일본 작가들이 국내 팬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이 작가들의 작품은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주제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는 소설이 많아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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