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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전교 1등' 의혹 두달, 학부모들이 '전수조사' 외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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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교사-자녀 성적 조사하라" 요구 확산
내신·생기부 불신에 학종 축소·정시 확대 목소리 높아져
경찰 수사결과 어느 쪽이든 교육계 후폭풍 불가피


'쌍둥이 전교 1등' 의혹 두달, 학부모들이 '전수조사' 외치는 이유 지난 19일 저녁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정문 앞에서 이 학교 학부모들이 시험문제 유출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전·현직 교사 자녀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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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 숙명여고 교사의 쌍둥이 두 자녀가 나란히 전교 1등을 하면서 시험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진지 두 달, 교육청 감사에 이어 경찰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오는 28일부터 이 학교에선 2학기 중간고사가 시작된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진상 규명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의혹의 당사자들과 또다시 같은 시험을 치러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쌍둥이 자매 뿐 아니라 과거 이 학교를 다녔던 교사 자녀들의 대학진학 실적, 나아가 전국적으로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닌 경우 그들의 내신 성적과 입시 결과를 모두 조사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제 시험문제 유출 사건은 경찰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든 숙명여고를 넘어 교육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의혹 잠재우려다 일파만파 퍼진 의혹=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 말, 방학 중에 불거진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은 2학기 개학과 동시에 교육청의 감사를 받으며 전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쌍둥이 학생이 치를 시험문제지와 답안지를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결재했고, 시험을 치른 후 정답이 정정된 문제 가운데 쌍둥이가 '정정되기 전 정답'을 적어냈다가 정답이 바뀌면서 틀린 것으로 처리된 문항이 9개였다"라는 감사 결과를 내놓을 때까지만 해도 학부모들은 교사 아버지를 해임하고 쌍둥이 학생들을 퇴학 처리하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감사 결과가 나온 직후 학교 측의 대응이 구설에 휩싸였다. 학교 측은 교내방송을 통해 '교육청 감사에서 잘못된 부분은 이의신청하겠다' '유언비어에 흔들리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라' '학교를 침몰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다' 등과 같은 말로 학생들을 다독이려 했다. 이 학교의 한 2학년 학생은 "인터넷 뉴스만 봐도 다 알 수 있는 얘기를 선생님들은 쉬쉬하고, 학교 명예가 떨어지면 학생들이 (입시에) 불리해질 것처럼 말했다"고 토로했다.


이 학교 학부모 역시 "학교에선 '(쌍둥이)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한 잘못 밖에 없는데 이렇게 상처를 주냐' '나중에 잘못 없다고 밝혀지면 어떻게 하려 하느냐' 등의 말로 입단속을 하려 했다"며 "그런 태도들이 반복되다 보니 엄마들 사이에선 '왜 이렇게 쌍둥이들을 감싸고 돌까?' '연루된 교사들이 더 있는 게 아니냐' 등과 같은 의심이 생겨났다"고 전했다.


이미 일부 학부모들은 과거 상당 수 숙명여고 교사가 자녀와 함께 근무했던 사실을 지목하며 그 자녀들의 입시 결과를 조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매일 저녁 학교 정문 앞에서 진행되는 촛불집회에는 '숙명여고 전·현직 교사 자녀의 성적에 대해 교육부 감사 실시하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등장했다.


집회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이전엔 딱히 학종을 반대하지도, 정시를 지지하는 쪽도 아니었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내신 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를 전혀 믿을 수 없게 됐다"며 "이번에 우리 학교에서 문제가 터진 것일 뿐 전국을 조사해 보면 유사한 사례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교과 성적 뿐 아니라 각종 교내대회에서 받는 상, 학교 추천으로 참여하게 되는 외부동아리 활동 등도 선발기준이나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8월 감사 당시 (쌍둥이 외에) 이 학교에 재학중인 교사와 자녀, 그리고 과거 사례까지도 살펴봤으나 성적 조작을 의심할 만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 대상자가 몇 명이었는지, 이들이 어떤 전형으로 어느 대학에 진학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쌍둥이 전교 1등' 의혹 두달, 학부모들이 '전수조사' 외치는 이유



◆교사가 자녀 생기부 조작까지…곳곳에서 흔들리는 내신= 숙명여고 사태가 진행중이던 지난 두 달 동안에도 고교 교사나 교원이 개입해 시험문제를 유출하거나 생기부를 불법으로 조작해 처벌받는 일이 이어졌다.


광주에서는 한 고교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시험문제 유출 혐의로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6월 행정실장이 3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를 통째로 빼돌려 학부모 A씨에게 건냈고, A씨가 이를 정리해 자녀에게 기출문제인 것처럼 미리 풀어보고 시험에 응시하도록 한 것이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행정실장이 시험지 원본을 복사한 뒤 A씨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시험지를 '족보'인 줄로만 알았던 A씨의 자녀는 최근 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성남 소재 모 사립고의 교사였던 B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학교에서 딸의 생기부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이달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B씨의 딸이 대입 수시 전형에 조작된 생기부 자료를 제출하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한 이 학교 교장과 교감도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B씨는 교무부장으로 근무하던 2013∼2014년 나이스(NEIS) 프로그램에 임의로 접속해 같은 학교에 다니는 딸의 1·2학년 생기부를 조작했다. 없는 사실을 꾸며내거나 과장된 표현을 덧붙이는 방식이었다. B씨의 딸은 2016학년도 서울의 한 사립대 수시 '서류 100%' 전형에 합격했으나 생기부 조작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학이 취소됐다.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교사의 지위를 이용해 대학입시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 학부모와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신뢰를 배신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쌍둥이 전교 1등' 의혹 두달, 학부모들이 '전수조사' 외치는 이유


◆경찰 수사로 의혹 해소할 수 있을까?= 이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사건과 맞물려 현행 대입제도에 대한 총체적 불신으로 번졌다.


한 현직 고교 교사는 "자녀와 같은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이 모두 의심을 받게 되는 상황은 불편하지만,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에 대해서는 통감해야 한다"면서 "학종 역시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보지만, 이렇게 국민적 불신이 높아지는데 강행할 수만도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종배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대표는 "숙명여고 사태는 우리 입시제도가 내포하고 있는 근본적인 모순과 한계가 드러난 상징적 사건"이라면서 "내신은 완벽한 보안이나 관리가 불가능해 비리에 취약한데, 수시 비율이 80%에 달해 내신이 입시 당락과 직결되면서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과 교육 당국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교육청 감사에서 명확한 물증이 나오지 않았을 뿐 조희연 교육감까지 직접 나서 "심증은 확실하게 있다"고 밝힌 만큼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당장 경찰의 수사력이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수사를 통해 시험문제 유출이 확인된다면 교육부는 교육부대로 학부모들의 전수조사 요구를 회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학종 공정성 논란과 함께 정시 확대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경우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은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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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교사 개인의 잘못된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고, 고교 학업성적 관리에 대한 감독은 어디까지나 시도교육청의 권한"이라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청의 감사 결과가 나온 직후인 지난달 30일부터 매일 저녁 진상 조사를 요구하며 촛불을 들었던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추석 연휴 잠시 집회를 중단했다 27일 저녁부터 다시 학교 앞에 모인다. 당초 한 달 예정이었던 집회 신고도 10월 말까지 연장한 상태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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