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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으로 만난 옛 연인…한가위 극장가 '클래식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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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손예진·조인성 영화 '클래식' 3인방 15년 만에 흥행 경쟁

적으로 만난 옛 연인…한가위 극장가 '클래식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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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명당' 관상·궁합 이은 '역학 3부작' : 운명 바꿀 명당 묏자리 혈전
손예진 '협상' 사극 득세 속에 현대 범죄 스릴러 : 악역 변신 현빈과 일생일대 협상
조인성 '안시성' 제작비 220억원 88일간의 전투 : 장대한 전투 스펙터클하게 묘사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추석 연휴 극장가에서 국내 화제작들이 뜨겁게 맞붙는다. '안시성'과 '명당', '협상'이다. 지난 19일 일제히 개봉했다. 모두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아 외화들이 끼어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추석 연휴는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이는 기간이기도 하다. 지난 5년간 '관상(2013년ㆍ913만4586명)', '타짜-신의 손(2014년ㆍ401만5361명)', '사도(2015년ㆍ624만6849명)', '밀정(2016년ㆍ750만420명)', '범죄도시(2017년ㆍ687만9841명)'이 각각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이 가운데 타짜-신의 손과 범죄도시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들은 12세 혹은 15세 이상 관람가.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영화계는 이번 경쟁을 '클래식 매치'라고 일컫는다. 곽재용(59) 감독의 '클래식(2003년)'에 출연한 조승우(38), 손예진(36), 조인성(37)이 각각 주연하기 때문이다. 명당의 조승우는 "15년이 흘러 같은 시기에 경쟁 작품으로 만나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딴청을 부리지 않고 열심히 달려온 우리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언젠가 작품에서 다시 호흡을 맞추고 싶다. 나만 폭삭 늙어서 비교가 되겠지만(웃음)." 협상에 출연한 손예진도 비슷한 바람을 전했다. "최근 극장에서 클래식을 관람하며 아련한 추억에 잠겼다. 우리 셋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승우 오빠는 그때도 연기를 무척 잘 했다. 너무 성숙해서 애늙은이 같더라(웃음). 그에 비하면 인성씨는 많이 순수했고. 경쟁하기보다 모두가 함께 웃는 추석 연휴가 됐으면 한다." 안시성의 조인성은 "우리가 충무로에서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배우는 누가 찾아주지 않으면 일할 수 없는 직업이다. 클래식의 주연들이 모두 왕성하게 활동해서 다행이다. 세 작품이 모두 흥행해 더 먼 길도 함께 했으면 한다."

적으로 만난 옛 연인…한가위 극장가 '클래식 매치'



함께 웃자는 소망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흥행 장기화를 기대하기 힘든 추석 연휴. 대형영화들이 한정된 좌석 수를 나눠가지다 보니 구조적으로 손익분기점에 다다르기가 어렵다. 이 무렵 개봉해 관객 10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영화는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3595명)'가 유일하다. 더구나 올해 추석 연휴는 닷새로, 지난해보다 짧다. 스크린 편성과 상영 횟수를 담당하는 극장들의 고민이 여느 때보다 깊다.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담당은 "각각의 영화 입장에서 애가 타겠다 싶다. 시즌 관객 규모를 감안하면 모든 영화가 윈윈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강동영 롯데컬처웍스 홍보팀장은 "한정적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고 했다. "1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의 다수 개봉은 관객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장점이 있겠으나, 모든 작품이 잘 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나"라면서 "관객의 반응 등을 보다 세심히 살펴 스크린을 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시아경제신문은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배우, 감독 등 영화 관계자 마흔한 명을 상대로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 예상 순위를 조사했다. 가장 많은 서른다섯 명은 안시성의 승리를 점쳤다. 대부분이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화려하다고 소문난 스펙터클을 이유로 꼽았다.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조인성)과 그의 군사 5000여 명이 이세민(박성웅)이 이끄는 당나라의 20만 대군에 맞서 88일간 싸우는 내용을 그린 전쟁 액션물이다. 제작비 220억원을 투입해 네 차례 전투 장면을 장대하게 묘사했다. 점잖고 엄숙한 분위기가 흐르는 기존 사극과는 다른 결이다. 전체 장면의 80%를 전투에 할애했고, 로봇암 등 첨단 특수 촬영 장비로 놀라운 액션을 연출했다. 김광식(46) 감독은 "'젊은 사극'을 만들고 싶었다. 적에 맞서 전투를 하려면 체력적으로 혈기왕성해야 한다. 안시성을 그런 사람들이 주축이 된 공간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했다.


적으로 만난 옛 연인…한가위 극장가 '클래식 매치'



두 번째로 많은 네 명은 명당의 우세를 예상했다. 하나같이 조승우, 백윤식(71) 등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를 눈여겨봤다. 관상, '궁합(2015년)'에 이은 '역학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명당의 묏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왕위를 노리는 자와 지키려는 자간 치열한 쟁탈전을 담았다. 풍수지리설을 믿은 흥선대원군이 정만인이라는 스님의 말을 듣고 부모의 묘를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가야산 가락으로 이장한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더했다. 복잡한 이야기 구조 위에서 인물들의 광기를 조명해 높은 긴장을 유발한다. 박희곤(49) 감독은 "흥선대원군이 명당을 얻기 위해 가야사를 태웠다는 설이 있다"며 "신분 상승을 위한 인간의 욕망이 강하게 나타나길 바랐다. 명당에 집중하기보다 인간의 욕망에 초점을 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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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선전을 전망한 이는 두 명으로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절반가량이 두 번째로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극영화의 득세에서 가볍게 볼 수 있는 현대극의 재미가 젊은 연령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협상은 서울지방경찰청 위기대응팀의 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이 인질극을 벌이는 무기밀매업자 민태구(현빈)와 목숨을 건 협상에 나서는 범죄 스릴러다. 모니터를 사이에 둔 이원촬영으로 손예진과 현빈(36)의 연기 호흡에 생동감이 넘친다. 이종석(46) 감독은 위기협상가의 세계를 다루기보다 두 배역의 감정에 중점을 두고 권력형 비리 등을 풀어내는데 집중한다. 그는 "여러 협상가들을 만나면서 그들도 '인간'이라는 점을 느꼈다. 직업적 색깔도 결국 각 개인의 성격이 만드는 것"이라며 "차가운 협상가의 이미지가 오히려 스테레오타입일 수 있다"고 했다. "상업영화의 관점에서 협상 소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감행한 많은 도전을 눈여겨봐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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