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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 '먹다 남은 족발뼈'…여름마다 몸살 앓는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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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철 계곡내 불법-오염 행위 만연...산림청, 지자체 단속은 '시늉만'...

물 속에 '먹다 남은 족발뼈'…여름마다 몸살 앓는 계곡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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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여름철 피서를 위해 전국의 계곡을 찾는 행락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ㆍ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불법ㆍ오염 행위가 만연하면서 자연이 파괴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철 단속 결과 과태료 부과 건수는 9건에 불과했다.

지난 11일 오후 무더위 속 강원도 홍천의 한 계곡. 한쪽에선 아이들이 신나게 물놀이 중이었지만, 1급 청정수인 물속에서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삶은 계란과 먹다 남은 족발 뼈가 발견됐다. 이 곳은 물이 맑고 경관이 좋지만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찾는 사람이 적어 그나마 깨끗한 곳이었다. 쏘가리ㆍ산천어 등 멸종위기보호종들이 서식할 정도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입소문이 돌면서 행락객이 차츰 늘어나 여름철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이날 계곡 곳곳에선 버젓이 버너ㆍ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거나 낚시, 어항으로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이 물에 버린 감자 과자에서 흘러 나온 기름기로 물이 번들번들해진 곳도 있었다. 특히 한 행락객은 주변에서 '멸종위기보호종'이라고 만류함에도 불구하고 손바닥 만한 쏘가리를 어항으로 잡아 요리해 먹는 모습을 보여 아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비누ㆍ샴푸로 몸을 씻는 사람도 있었다. 담배꽁초, 맥주캔 등 쓰레기도 곳곳에 널려 있었다. 종량제 봉투를 모아 놓은 곳은 며칠째 치우지 않아 들짐승이 파헤쳐 놓고 차가 깔아 뭉개 놓아 썩는 냄새와 파리가 들끓었다. 그나마 지난해부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구간마다 간이 화장실이 설치돼 '성수기'때마다 진동하던 똥ㆍ오줌 냄새는 사라졌다.


그러나 당국의 단속이나 지도의 손길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 곳을 자주 찾는 서울 직장인 A(44세)씨는 "수년째 여름마다 여러번 이 계곡에서 아이들과 물놀이를 했는데 한 번도 취사 행위나 쓰레기 투기 등을 단속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며 "밤이면 수달이 나와 물고기를 잡아 먹을 정도로 청정한 곳이 사람들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더럽혀 지고 있어 안타깝다. 깨끗했던 물에서 싱크대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실은 전국의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계곡 내에서의 취사 행위를 엄격히 단속하는 외국과 달리 '천렵'(냇물에서 고기를 잡으며 즐기는 놀이)를 피서철 전통의 하나로 여기는 한국에선 불법 오염 행위가 난무해도 당국은 눈을 감고 있다. 최근들어 백패킹이나 소형 캠핑카 등이 유행하면서 더 심해졌다.


지자체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핑계로 소극적이며, 산림청 등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거의 단속을 하지 않고 있으며, 처벌이 미약한 점도 문제다. 한 지자체 담당 공무원은 "가끔 신고가 들어오지만, 현장에 나가 '취사 금지 구역'을 안내하고 자제를 당부하는 정도"라며 "벌금을 부과하거나 강하게 단속하면 행락객들을 내쫓아 지역 경제가 안 좋아진다고 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물 속에 '먹다 남은 족발뼈'…여름마다 몸살 앓는 계곡 계곡 물놀이. 자료사진. 기사와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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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 산림청과 전국 지자체들은 775명의 공무원과 보조 인력을 투입해 '산림내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그러나 적발 실적은 236건ㆍ278명, 피해금액은 1491만9000원에 불과했다. 이들 중 198건은 입건됐고 29건은 행정ㆍ훈방 조치됐다. 특히 이들 중 과태료를 부과받은 것은 9건 200만원에 불과했다. 지역 별로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등 광역시는 아예 과태료 부과 실적이 없었다. 다른 곳도 비슷했다. 경기도, 경북도, 경남도만 각 1건씩 30만원 과태료 부과 실적이 있었다. 산림청도 북부ㆍ동부산림청에서만 각각 3건씩 20만원ㆍ9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고, 남부, 중부, 서부 등은 과태료 부과를 한 건도 하지 않았다.


한 환경 전문가는 "해외의 여러 나라들은 허가증이 없거나 허가된 구역이 아닌 곳에서 취사ㆍ목욕 행위 등을 할 경우 공원 경찰 등이 수시로 단속하고 강력히 처벌한다"며 "후손 대대로 물려 줄 자연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 먼저 시민들의 의식 개선이 필수적이다. 천렵은 피서가 아니라 자연 파괴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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