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서 올 1~7월 남성 클러치백 구매율 전년比 169% 급증
패션 아이템으로 등극…실용적·젠더리스 열풍 영향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고승민(48ㆍ남)씨는 요즘 클러치백을 들고 다닌다. 스마트폰과 개인 수첩 등을 간편히 넣어 다닐 수 있어서다. 고씨는 "가방을 메기에는 부담스럽고 간단한 소지품을 챙겨서 클러치백에 넣는다"며 "분실 염려도 줄고 편하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기던 클러치백이 남성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일명 '일수가방'의 화려한 부활이다. 일반 가방보다 저렴한 동시에 실용적이면서 스타일을 중시하는 남성 소비자들을 제대로 어필한 것. 남녀 성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젠더리스' 패션이 반영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16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7월 남성들의 클러치ㆍ미니백 구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169%나 늘었다. 같은 기간 G9에서도 남성들의 클러치 구매 신장률이 76%나 됐다. 옥션에서 또한 남성들의 클러치 구매가 29% 증가했다.
이처럼 남성들의 클러치 구매가 늘어나는 이유는 남자 클러치백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베테가보네타, 구찌, 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들이 남성용 클러치백을 내놓고 있고 남자 연예인들이 클러치백을 든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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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주머니에 볼록하게 소지품을 넣으면 옷 맵시가 나지 않는다는 점도 남자 '패셔니스타'들이 클러치를 선택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소지품을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 클러치를 들었고 남자들에게 클러치는 일수 다닐 때 쓰는 가방이라는 통념이 있었다"면서도 "최근에는 남자들에게도 클러치가 패션 아이템으로 부상하며 실용적으로 쓰면서도 멋을 내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패션업계에 부는 젠더리스 열풍의 영향도 있다. G마켓 관계자는 "남녀의 패션에 대한 구분이 흐릿해지는 젠더리스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클러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휴대폰, 지갑 등 꼭 필요한 휴대 용품만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고 남성들이 좋아할만한 디자인의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더욱 인기를 얻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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