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악 폭염'에 7월 사망자 수 '역대 최다'…"3100여명 추가 사망"

서울시립승화원. 자료 사진.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단독[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7월 한 달간 주민등록상 사망자 수가 역대 통계 사상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중순께부터 지속되고 있는 폭염의 직ㆍ간접 영향으로 인한 추가 사망자가 3100여명에 달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9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집계된 사망자 수는 2만3868명을 기록했다. 정부가 2008년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후 7월 한 달간 사망자 수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최근 2008~2017년까지 10년간 7월 한달간 평균 사망자수는 약 2만680.2명이었다. 지난 7월 한 달간 예년보다 3188명(15.41%)이 추가 사망했다는 얘기다. 전년(2만1497명)에 비해선 2371명이 늘었고, 2016년(2만507명) 보다는 3361명이 많아졌다. 가장 적었던 2011년(1만9419명)에 비해선 4448명이나 증가했다.

지역 별로는 서울이 3587명으로 전년도 3279명보다 308명(9.39%)늘었다. 경기도도 4810명이 사망 신고를 해 전년도 4309명보다 501명(11.6%)이 더 늘었다. 부산은 1796명으로 전년도(1575명)보다 221명(14%)이 증가했다. 대구는 1094명으로 전년(1034명)보다 60명(5.8%) 늘어나 상대적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인천은 1219명으로 전년(1050명)보다 169명(16.09%), 경상북도는 전년도 1561명에서 올해 1824명으로 263명(16.8%)이 많아져 증가율이 높았다. 경상남도도 지난해 1576명에서 올해 1786명으로 210명(13.3%)이나 늘었고, 제주도도 같은 기간 280명에서 334명으로 54명(19.2%)늘어나 증가세가 가파랐다.

성별로는 남성 사망자 수는 1만3043명으로 전년도 1만1896명보다 1147명 더 늘었고, 여성은 1만685명으로 전년 대비(9601명) 1084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추모공원 등 장례시설 이용도 증가세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서울 양재동 추모공원 화장 실적은 7월1~이달 5일까지 전년 1657건에서 올해 1725건으로 전년 기준 4.1%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폭염의 직간접적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질병관리본부 공식 통계상 지난 5월20일부터 이달 6일까지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43명이다. 총 3536명의 온열질환자가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이 중 숨진 이의 숫자다. 그러나 이는 구급 환자 이송 통계에 따른 단순 집계다. 사망 후 진단에 따른 원인을 기준으로 집계를 해보면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대폭 증가한다. 통상 일본은 10배, 우리나라는 4배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미 2014년 7월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한 달 폭염 1만명 추가 사망'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연구원 측은 섭씨 33도 이상의 폭염이 한달간 지속될 경우 세균성 질환, 면역력 저하, 사건ㆍ사고 증가 등으로 추가 사망자 수가 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었다. 1994년에도 올해처럼 장마가 일찍 끝난 후 시작된 한 달 간 폭염으로 4000여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종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안전연구실장은 "7월 한 달 간 사망자 수 급증은 폭염의 간접적인 영향에 의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며 "예전에 비해 냉방기 사용이 대폭 늘어났고, 2014년 당시 예측했던 폭염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정부나 지자체들이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어 예측보다 피해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