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폭 지원 속에 내년 독자 기술로 양산 계획 발표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중국의 반도체 공습이 시작됐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내년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했다. 회사가 설립된 지 불과 2년여만이다.
7일(현지시간) 양스닝(楊士寧)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반도체 콘퍼런스인 '플래시 메모리 서밋'에서 독자 3D 낸드플래시 양산 기술인 '엑스태킹(Xtacking)' 기술을 소개하며 "이 기술은 낸드플래시 산업의 '게임 체인저(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 사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YMTC는 중국 국영 칭화유니그룹 산하의 반도체 기업으로 지난 2016년 설립 후 삼성전자, 도시바 등에서 전문 인력을 대거 영입하면서 현재는 3000명이 넘는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YMTC는 미국 실리콘밸리, 일본 등에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 중이며, 낸드플래시 양산을 위해 24억 달러를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중국 무한에 건설 중이다.
양 CEO는 연내 32단 3D 낸드플래시 제품을 시험 생산하고 내년에는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 CEO는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의 3D 낸드플래시 I/O(입출력) 속도는1.4Gbps(삼성전자 5세대 3D 낸드플래시 수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대부분 업체들은 1.0Gbps 이하의 I/O 속도를 제공한다"며 "엑스태킹 기술을 사용하면 낸드 IO 속도가 D램 DDR4와 비슷한 3.0Gbps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데이터가 사라지는 D램과 달리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메모리에 데이터가 계속 저장되는 플래시 메모리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상대적으로 외부 충격에 강해 스마트폰 저장장치나 SSD에서 주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저장 장치로 각광받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37%, 도시바 19%, 웨스턴디지털 15%, 마이크론 11%, SK하이닉스 10%, 인텔 7% 등 6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낸드플래시 시장에는 높은 진입장벽이 있다. 하지만 중국 YMTC가 내년 양산에 들어가면서 낸드플래시 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의 자매지인 니케이아시안리뷰는 이에 관련,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지배적인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는 꿈을 달성할 의미있는 돌파구"라며 "이미 세계 최대 낸드플래시 소비 업체인 애플이 YMTC에 대해 잠재적인 공급업체가 될 수 있을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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