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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전기 팔아요, '에너지 프로슈머'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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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전기 팔아요, '에너지 프로슈머' 해볼까? 개인이 직접 전기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에너지 프로슈머'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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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개인이 직접 전기를 만들어서 소비하고, 판매까지 하는 시장이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인이 직접 전기를 생산해서 판매하는 이들을 '에너지 프로슈머(Energy prosumer)'라고 합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자신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달라지면 에너지 생산자(Producer)가 소비자(Consumer)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반대로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기도 하는 '프로슈머(prosumer)'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전략거래 시장에서 이 개념을 차용해 사용한 것입니다.


실제 세계 주요 국가에서 전력사업자로부터 일방적으로 전기를 공급받지 않는 에너지 프로슈머들이 늘어나면서 개인간(P2P) 전력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독일의 배터리 업체인 소넨사는 2016년 소규모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를 갖추고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프로슈머들이 개인간에 거래할 수 있는 거래플랫폼을 마련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생산한 가정이 남는 전기를 시스템에 올려 저장하면, 전기가 부족한 가정에서 이 에너지를 사서 쓰는 시스템입니다.


플랫폼을 통해 발전설비 소유자들을 서로 연결하고, 잉여전력을 온라인으로 공유해 거래하는 방식입니다. 재생에너지 생산자는 전력판매대금을 고정 수익으로 거두고, 전력 소비자는 싼 가격으로 전력을 구매할 수 있어 제법 거래가 활발하다고 합니다.


영국은 웹 기반 전력 거래 플랫폼인 '피클로(Piclo)'를 운영하면서 30분 간격으로 전력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줍니다. 굿에너지라는 전력회사가 피클로를 통해 에너지거래와 계약, 요금청구, 고객서비스 등을 대행합니다. 발전사와 소비자는 거래가격 및 조건을 제시하고, 판매자가 받아 들이면 거래가 성립됩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개인 및 기업 사용자들은 전력 공급 및 구매 현황, 망 이용료와 다양한 데이터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력 구매 포트폴리오도 수력(30%), 태양광(40%), 풍력(30%) 등으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세계 최초의 웹 기반 개인간 거래 플랫폼인 '반데브론(Vandebron)'을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데브론은 고객이 전력 생산자가 제시한 가격을 고려해 생산자를 선택한 뒤 1년~3년 정도 약정을 맺고 전기를 거래하는 시스템입니다.


전력생산자가 자신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반데브론에 올리면, 소비자가 자신의 기호에 맞는 생산자를 선택하는 식입니다. 전기 생산자가 전력회사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는 전력회사가 전기요금에 부과하는 각종 가산금을 피할 수 있어 요금이 절약된다고 합니다.


미국의 태양광 에너지 서비스 기업인 옐로하는 가정집 지붕 위에 공짜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줍니다. 그리고 여기서 생산한 전력의 3분의 1을 집 주인에게 주고, 3분의 2는 판매합니다. 옐로하는 아파트 등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수 없는 곳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일반 전력회사의 전기보다 싼 가격에 전기를 살 수 있는 '태양광 에너지 이용권'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뉴욕의 브루클린 지역은 '브루클린 마이크로그리드'라는 P2P 전력거래 시스템을 별도로 운영합니다. 블루클린 지역의 가정집에서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이웃에게 직접 판매하는 시스템이 활성화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누구나 자격과 설비를 갖추고 있다면 에너지 프로슈머가 돼 공식적으로 전기를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활성화가 쉽지 않습니다. 아직 가정의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전기를 다른 사람에게 직접 판매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거래는 허용했지만 독특한(?) 산업구조가 '자율거래'를 막고 있는 셈입니다.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보다 한전의 전기요금이 더 싸기 때문에 굳이 이웃과의 전기거래를 할 필요성이 없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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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에서 남는 전기를 받아가고 전기요금에서 감면해 주는 형태로만 전기를 파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한전이 개인에게서 전기를 살 때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자체 생산한 전기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구매해 줍니다. 패널 가격이나 설치비를 보조금(?) 형태로 지원해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판단입니다.


지금 에너지 프로슈머가 판매하는 재생에너지의 생산 단가가 높은 것은 과도기적인 상황입니다. 한전이 생산하는 전기보다 생산가격이 더 저렴해진다면 에너지 프로슈머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도 필요하지만 전기를 공공재가 아닌 상품으로 접근하는 소비자의 인식 전환도 필요합니다. '전기세(稅)'가 아닌 '전기요금'이라는 명칭이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면 에너지 프로슈머로 나서도 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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