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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생생]현금없는 사회냐, 현금 거부 사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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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동물원·쇼핑몰 등 현금내면 거절당하기 일쑤
모바일 결제의 과도한 확산, 소비자 선택권 위협 지적


[특파원생생]현금없는 사회냐, 현금 거부 사회냐 베이징 동물원 입구 앞에 위챗페이(왼)와 알리페이(오) QR 코드 푯말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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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중국의 인기 관광지 중 하나인 베이징 동물원에는 볼 수 없는 광경이 하나 있다. 바로 입장권을 사기 위해 매표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이다. 인파가 몰리는 주말 아침에도 입장권을 살 수 있는 창구는 대부분 닫혀있다. 현금을 내고 입장권을 살 수 있는 한두곳의 창구가 열려 있기는 하지만, 안내원은 QR코드가 있는 다른 장소를 가리키며 사람들을 유인한다. 현금없는 사회를 지향하는 중국의 민낯이다.


현금이 거부되는 사례는 중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베이징 시내 대형 쇼핑몰인 동방신천지 내 푸드코트에서는 음식 주문 후 현금을 지불하면 거절당하기 일쑤다. 종업원들은 위챗페이(텐센트) 또는 알리페이(알리바바)로만 결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이 안터지거나 배터리라도 없으면 현금이 있어도 주문이 불가능한 셈이다. 일반 음식점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식사 후 현금 또는 카드 계산을 위해 종업원에게 계산서를 가져다 달라고 하면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라고 권한다. 스마트폰으로 메뉴 가격을 확인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타의적으로 현금 대신 모바일 간편 결제를 강요당한다고 느낄 수 있다.

택시기사들도 현금 없이 다니는 경우가 많아지다보니 승객 입장에서는 현금을 내면 거스름돈을 떼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잔돈을 준비못한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미안해 하는게 아니라 요즘 같은 시대에 현금을 쓰는 승객이라는 게 되레 미안해지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슈퍼마켓 '허마셴성'은 아예 현금으로는 장을 볼 수 없게 막아놨다. 지불은 무조건 알리페이로만 가능하다.


중국을 찾는 외국인들에는 위챗페이와 알리페이가 가능하도록 스마트폰에 관련 앱을 설치하는 것이 중국 여행의 필수 준비사항이 되버렸다. 1위안(170원)짜리 소액결제를 하더라도 현금 대신 모바일 간편결제를 선호하는 중국이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앱을 설치하는 게 위안화 환전을 하는 것 보다 더 긴급하고 중요한 일이 돼 버린 셈이다.


2015년 8월8일 위챗페이는 처음으로 '현금없는 날'을 지정하고 '현금, 안녕!'의 슬로건과 함께 위챗페이의 사용을 독려했다. 비슷한 시기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역시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바탕으로 2022년까지 중국에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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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챗페이와 알리페이가 양분하고 있는 중국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은 '현금없는 사회'를 지향하는 분위기를 타고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고의적인 현금 거부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내부적으로는 '현금없는 사회'를 지향하는게 과연 맞는가 하는 회의론이 일고 있다.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현금 없이도 생활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자는게 지금은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를 하지 않으면 생활이 안되는 상황으로 변질되면서 "현금없는 사회를 만들자는게 현금을 거부하자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급기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목소리를 높였다. 인민은행은 최근 공지를 통해 현금없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는 중국의 모습이 현금을 거부하고 있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강하게 규탄했다. 인민은행은 "중국의 법정화폐는 인민폐 지폐와 동전이기 때문에 이를 거부해서는 안된다"라며 "모바일 결제의 과도한 확산이 인민폐의 지위를 위협하고 지불수단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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