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거래소도 해킹 공격에 속수무책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국내 최대 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해킹으로 약 350억원의 피해를 입으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은 보안 등이 취약한 중소 거래소들이 공격의 대상이었지만, 이번엔 해킹 대비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진 업계 1위 거래소가 뚫렸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20일 빗썸은 전날 밤 10시께부터 해킹으로 약 350억원 규모의 일부 가상통화가 탈취됐다고 밝혔다. 빗썸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해당 유실된 암호화폐는 전부 회사 소유분으로 충당할 예정이며, 회원들의 자산 전량은 안전한 콜드월렛 등에 이동 조치해 보관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보안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었던 빗썸마저 해킹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점이다. 빗썸은 올해 2월 통합 보안 솔루션인 '안랩 세이프 트랜잭션'을 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보안 솔루션은 은행권에서 사용 중인 것이다. 하지만 결국 해킹을 막지 못했고 이는 지난 10일 국내 7위 규모 거래소 코인레일에서 해킹으로 450억원에 달하는 가상통화가 유출된 것과 맞물려 국내 거래소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빗썸 측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를 완료했으며 이번 공격 형태와 원인 등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거래소 해킹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해커들은 큰 돈이 모이지만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거래소를 노리고 있다"며 "절대 위조할 수 없는 지폐가 있어도 지폐를 보관한 지갑을 잃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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