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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블록체인 근본적 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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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블록체인 근본적 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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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과학자는 '비트코인(Bitcoin)'을 발표한다. 신뢰 기관 없는 탈(脫) 중앙화 암호화폐다.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모든 거래 정보는 금융사 중앙 서버에 저장되고 관리된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를 목격한 나카모토는 자연스레 금융기관의 비대화ㆍ권력화에 반감을 갖고 있었고, 이런 취지로 고안된 비트코인은 은행 없이도 동작할 수 있는 탈중앙화 구조를 띠게 됐다. 비트코인의 경우 중앙에 서버가 없기 때문에 이를 대신할 대체재가 필요한데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이다.


블록체인에서는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모든 사용자가 은행을 대신해 매시간 일어나는 거래 내역을 관찰하고 기록해 서로 공유한다. 만일 공유된 정보 중 상충되는 거래 내역이 발견되면 구성원 대다수가 옳다고 동의한 것이 정당한 거래로 인정받는다. 또 이렇게 공유된 정보는 모든 구성원의 PC에 저장되기 때문에 투명하게 관리되며 사후 위ㆍ변조하거나 삭제하려면 구성원 모두의 동의가 없이 불가능하다.

당초 비트코인을 위한 기반기술로 고안된 블록체인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됐다. 블록체인이 갖는 '구성원 합의를 통한 탈중앙화' '투명성' '위ㆍ변조 불가' '가용성' 등 특징은 중개수수료나 검열 없는 사용자 간 직거래 시스템을 가능케 함으로써 '라주즈(LaZooz)' '슬로킷(Slock.it)' '오픈바자(OpenBazaar)' '스팀잇(Steemit)'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블록체인판 우버로 불리는 이스라엘의 라주즈는 차량 상태가 블록체인에 저장되고 검색되며 승객은 이 회사에서 만든 암호화폐 '주즈'로 대가를 지불한다. 라주즈에는 중개인이 없으니 수수료가 없으며 요금도 암호화폐로 결제하기 때문에 이체ㆍ카드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 외에도 독일 스타트업 슬로킷은 에어비앤비의 사업모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으며 캐나다의 쇼핑몰 오픈바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중개인 없는 아마존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장밋빛 미래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합의를 통한 탈중앙화는 확장성 문제를 야기하며 극대화된 투명성 및 위ㆍ변조 불가능성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100명간의 합의보다 100만명간의 합의가 어려운 게 당연하며, 이때 합의 과정에서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용자가 허위로 다수의 ID를 만들어 여론 조작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를 막기 위해 작업증명 등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 경우 과다한 전력 소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거래 확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증가하는 확장성 문제도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서 볼 수 있듯 블록체인에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가 있는 글이나 영상이 올려질 경우 이를 삭제하기란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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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줄기세포'와도 같아 제대로 활용되기까지 넘어야 할 기술적ㆍ윤리적 문제가 너무도 많다. 특히 트릴레마(trilemma)라고도 불리는 탈중앙화ㆍ확장성ㆍ합의 문제는 그리 쉽게 극복될 것들이 아니다. 이제 우리도 유행에 휩쓸려 블록체인의 맹목적 추종이나 응용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이 갖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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