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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이빙벨 그후' 이상호 감독 "세월호는 진실의 부력이 바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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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벨 실패는 정권이 의도했고, 언론은 이에 따라 오보를 낸 것"
"기자는 기사를 나눌 수 없지만, 영화는 관객과 공유하고 나눌 수 있어 선택"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침몰 4년 만에 세월호가 바로 섰다. 304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목숨을 잃던 그 시각, 대통령 박근혜는 연락 두절 상태로 관저에 머물고 있었고, 최초 대면 보고를 받은 그 시각은 검찰 조사 결과 탑승자의 마지막 메시지가 발송된 오전 10시 17분보다 3분 뒤인 오전 10시 20분으로 밝혀졌다.

혹자는 세월호가 지겹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비난에도 아직 밝혀지지 않는 진실을 향해 묵묵히 길을 걷는 유가족과 그 뒤를 쫓는 사람들이 있다. “침몰했던 배를 띄워 바로 세운 것은 촛불 국민들이 품은 진실의 부력”이라고 말하는 이상호 기자 역시 그들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세월호 현장에서 자신이 목격한 정부의 구조 부작위를 고발한 영화 ‘다이빙벨’로 박근혜 정부의 표적이 됐고, 가수 故 김광석 죽음에 의문을 제기한 영화 ‘김광석’으로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가 세 번째 영화 ‘다이빙벨, 그후’로 지금, 다시 관객들 앞에 섰다. 그를 직접 만나 그가 겪은 ‘다이빙벨, 그 후’, 그리고 영화를 둘러싼 사건사고를 주밀히 확인해봤다.

다음은 이상호 기자와의 일문일답.


- ‘다이빙벨’ 개봉 후부터 ‘다이빙벨 그후’ 개봉 전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어떻게 지냈는지?
▲ ‘다이빙벨’이라는 영화는 사실 강제로 만들게 됐다. 나는 현장 취재기자로서 20년 이상 일해 온 천생 기자인데, 박근혜 정권 치하에서 언로가 막히고 세월호의 구조실패와 유가족의 억울함이 이른바 정부 ‘가이드라인’에 의해서 보도 불가가 된 상황에서 세월호의 아픔과 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내가 영화로 강제 차출된 거다.


영화인 몇 분께서 ‘영화로 만들면 어떻겠냐?’ 제안했고, 6개월 준비해서 비밀리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했고, 용기 있는 영화인들께서 받아주셨고, 또 부산시장을 비롯해 청와대가 영화 상영을 못 하도록 막고, 또 이를 제어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다이빙벨과 ‘부산영화제 사태’가 벌어졌다. 당사자 입장에서 지난 4년 동안 많은 분들이 피해를 보고, 또 많은 분들이 저항 하는 과정에서 심지어 돌아가신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그것을 기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이 기록까지 영화가 될 줄은 미처 몰랐다.



-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선 다이빙벨의 효용성 논란이 있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단 1명의 탑승객도 구조하지 못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 나는 ‘다이빙벨’이라는 장비를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전혀 알지도 못했고, 또 많은 국민들께서도 여전히 정확한 정보를 모르실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당면과제가 있었고, 그 와중에 자연스럽게 이 열악한 상황에 수심 깊은 곳에 실종자가 생존해 있다면, 그들을 안전하게 구조하기 위해서는 다이빙벨이라는 장비가 아주 기초적으로 필요한 장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해경과 청와대는 다이빙벨 투입을 막고, 또 실패를 종용했다. 그리고 언론들은 이를 기정사실로 해서 보도했다. 그런데 실제 투입 땐 어땠나? 고비 끝 세 번째 투입 했을 때는 해경 평균 잠수시간이 11분인데 반해 다이빙벨은 117분 잠수해서 상당한 수색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빙벨이 실패라고 보도가 됐고, 결국 쫓겨났다. 때문에 결과적으로 언론과 정권이 의도했던 것처럼 우리 뇌리에 박혀있는데, 적어도 다이빙벨에 관한 그들이 거짓 모략과 그렇게 몰아갔던 언론의 의도, 죄과(罪過)를 드러내지 않으면 구조하지 않은, 구조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요원하다.


-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대통령의 7시간’을 확인했을 때 심정이 어땠는지?
▲ 대통령의 7시간은 지난 대한민국의 7년, 9년의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모든 시간을 잘라내 단기간으로 봐도 전체가 보이지 않나. 대통령의 7시간 부재가 불러온 대한민국 국민의 상실은 지난 5년, 7년, 9년의 대통령 부재를 단적으로, 극명하게 드러낸 하나의 사례다.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뭘 했는지, 뭘 하고 자기 책임을 방기했는지가 극단적으로 그 시간에 함축돼있지 않나. 결국은 우리가 박근혜라고 하는, 자격 없는 리더를 청와대에 세우고, 또 견제하지 못하고, 특정세력의 기득권을 위해 앉힌 그 책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닐까.


- 세월호, 다이빙벨, 그리고 촛불 혁명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
▲ 1700만 명이 돌멩이나 칼, 죽창이 아닌, 그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비폭력적인 촛불만을 들어 권력을 바꾼 일은, 엄청난 일이다.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뜨겁다. ‘다이빙벨’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의 실패, 304명의 국민을 구조하지 않고 구조 실패한 박근혜 정권에 대한 책임을 묻는 영화였다면, 촛불 혁명은 결국 그 국가적 실패의 최고 책임자인 박근혜에 대해서 유가족들의 손을 들어준 1700만 명이 촛불로서 함께한 연장선이었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에서 엄청난 국가실패를 목격하고, 박근혜는 끝내 사과하지 않았고, 유족들에게 보여준 행태. 그리고 세월호 진실 찾기에 비적극적으로 나서고 탄압한 행태. 세월호 자체를 인양하지도 않고, 특조위의 조사를 방해한 행태. 이 모든 것을 지켜본 국민들이 박근혜에 관해 판단을 다시 할 즈음에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고, 결국 촛불이 활활 타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언제 MBC 복직하냐’는 질문, 많이 받지 않나?
▲ 지난 6개월 동안 거짓말 안 보태고 한 천 번 이상 들은 것 같다. 사실 되게 고민을 많이 했다. 최승호 선배가 전화해서 “어 이 기자, 와서 좀 도와줘야겠어” 그러면 어떡하지? 나는 고발뉴스도 있고, 영화도 만들 게 쌓여있고, 할 일이 많은데…. 그런데 다행히 전화를 안 주시더라. (웃음) 내가 필요 없나 했다.


MBC는 사실 한 번 복직되고 나서 두 번 중징계 받고 내가 사표를 내고 나왔기 때문에 당연 복직 대상자는 아니다. 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사죄하고 와서 좀 도와달라고 하면 어떡하지 고민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런 의사는 없는 것 같고. 다만 나는 밖에서 MBC가 촛불정신을 계승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비판적 지지를 하는 스탠스를 유지하려고 한다.


- 다음 영화로 ‘대통령의 7시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던데?
▲ 세월호 참사 당시 나는 현장에서 BBC, CNN 기자들을 많이 인터뷰를 했다. 특히 해양사고가 많은 영국 기자들은 단 한 명도 구조되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선 내게 묻더라. “너희 대통령, 계속할 수 있겠니?” 그래서 되물었다. “영국이라면 어떻겠어?” 이런 식으로 완벽한 구조 실패, 구조 부작위라면 국민들이 단 하루도 수상을 허락하지 않을 거라 자기는 생각한다더라. 청와대는 알고 있었다. 컨트롤타워로서 자신들이 얼마나 정치적 실패를 한 것인가를. 그래서 나중에 바꾸지 않았나. 컨트롤타워 관련 정부 규정을 바꾸고 자신들의 책임 소재를 면하고. 그런데 국민들도 알고 있는 일을 언론들만 문제제기 하지 않은 것이다.


왜 우리는 저렇게 7시간의 부재가 명확히 예상됐던 박근혜라고 하는 인간에 대해 치열하게 검증하지 못했나. 이후 청와대의 정책 부재와 정치 부재, 소통 부재, 독재적 권위주의에 대해 왜 우리는 언론으로서 문제제기 하지 못했나. 세월호 침몰 당시, 또 그 이후 구조하지 않으려는 부작위와 진실을 밝히지 않으려는 횡포에 왜 언론은 반성하지 못했나 하는 자책까지….


그래서 ‘대통령의 7시간’이라는 영화를 통해 결국 송두리째 이성이 부정당하고 언어적 폭력이 난무했던 그 시대를 가능하게 했던 것이 무엇인가, 비이성과 추악한 샤머니즘의 배후가 누구인가에 대해 언론으로서의 자성을 얘기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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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영상 최종화 기자 final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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