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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통일은 '대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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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찬물 한 바가지 끼얹겠다. 통일은 '대박'이 아니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고? 그야 말로 '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이 있었다. 이달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만 성공하면 바야흐로 '통일' 분위기가 무르익다. 100여년간 한민족을 괴롭혀 온 식민 지배ㆍ냉전의 시대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는다. 평화ㆍ번영의 시대가 시작되는 것 하나 만으로도 '대박'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정치 등 모든 면에 '핵폭탄'급 영향을 끼칠 것이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 비교적 다양하고 풍부한 지하자원, 미개발된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 관광자원 등이 남한의 기술ㆍ자본과 합쳐지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이미 개성공단 중소기업들이 북한 노동자들의 빼어난 일솜씨와 싼 임금에 대박을 터뜨렸었다. 국민들의 관심도 대단하다. 벌써부터 연천, 포천, 파주 등 접경 지역의 부동산 거래가 들썩인다. '통일 수혜주'라는 이름으로 철도ㆍ가스ㆍ관광ㆍ제조업 등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기도 하다. 하다못해 이산가족들 중엔 북한에 두고 온 재산과 토지를 되찾을 방법이 없냐고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 철없는 한 대학생이 "통일되면 군대 안가도 되냐"고 병무청에 질의했더니 "빨리 가라. 늦게 가면 백두산이나 개마고원에서 근무하게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농담도 떠돌아다닐 정도다. 독립적인 '내수 시장'의 기본 조건인 인구 1억 명 시대를 열 수 있게 된다. 주식 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사라지고 환율 변동에 그다지 민감해지지 않는 시대가 열린다. 기술에선 중국에 쫓기고 창의력에선 서구 선진국들에게 밀리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 활로를 열어줄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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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통일이 '천민 자본주의' 소리를 듣는 한국의 결점 많은 사회 시스템을 북한 땅에 이식하는 방식이라면, 결코 '대박'이 될 수 없다. 대한항공 사주 일가의 갑질 사건이 사실은 특이한 일이 아니라 '일상'인 남한 사회가 고스란히 한반도 북쪽으로 그 영역을 확장한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동독이 서독에 흡수됐듯이, 북한이 우리나라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통일이 될 경우 그 결말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한국의 자본들은 북한을 값싼 노동력 창고, 지하자원이 널려 있는 보물 창고가 가득한 '식민지'로 여겨 꿀을 빨아 먹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 뻔하다. 북한 사람들은 2등 국민이 돼 슬럼가에 거주하며 사회 불안 요소가 된다. 북한을 이용해 부를 창출하더라도 남한 사회 역시 현재의 문제점이 지속된다면 한계가 명확하다. 소수가 부를 독점해 귀족처럼 군림하고 다수는 저임금과 고용 불안, 부실한 사회안전망에 시달리는 사회가 계속될 것이다.


정답은 뻔하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통일은 남ㆍ북한 모두 장기적으로 각자 처한 사회적 문제를 치유ㆍ극복하는 계기와 과정이 되어야 한다. 북한은 인권ㆍ민주주의를 진전시키고 교육과 투자를 통해 자본주의적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남한도 빈부 격차, 실질적 민주주의의 정착, 공동체 회복, 극심한 세대 갈등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통일은 그 과정에서 사부작 사부작, 우리 바로 옆에 와 있을 것이다. 판문점 도보다리에서의 평화로운 30분 정상간 밀담처럼 아주 조용히.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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