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업체 MD 3인방
이양엽 K2 의류기획팀 부장
박정훈 블랙야크 상품기획부 이사
이상현 코오롱스포츠 기획팀 부장
이양엽 K2 의류기획팀 부장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꽃 피는 봄이 왔다. 따스해진 날씨에 야외활동도 많아지는 요즘이다. 이런 봄·여름을 맞아 더욱 분주해지는 곳이 있다. 아웃도어 업계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롱패딩 열풍에 휩싸이게 했던 아웃도어 업체 상품기획자들이 이번에는 더 예쁜 디자인과 기능성을 갖춘 신상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핑크 바람막이로 '女心' 공략
모델 '수지' 컬러마케팅 활용
의류 작곡자라 여기며 늘 고민
◆K2, '수지 패딩' 이은 '수지 바람막이'로 여심 공략한다= 지난해 수지 패딩을 기획해 '완판'시키고 5차 재주문 기록을 달성한 이양엽 K2 의류기획팀 부장. 그는 올해 봄여름 시즌 '핑크'로 무장한 바람막이 '뮬리재킷'으로 또 한 번 여심 사냥에 나선다. 그간 아웃도어업계에서는 남자 제품군의 매출 비중이 큰 편이었지만 최근 여행,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여성들이 늘어난 점을 반영한 결정이다.
특히 모델 수지와 컬러 마케팅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부장은 "여성 고객을 확대해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 기획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지와 어울리는 것을 고민하던 차에 이를 컬러로 풀어보기로 했다. 그 결과 핑크 재킷, 냉감 티셔츠 제품군을 기획하게 됐다"며 "수지 바람막이, 수지 쿨티 등 수지를 활용한 제품을 히트 아이템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매장에서도 핑크 존을 만들어 여성 제품군을 부각하고 여성 고객층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하이킹 행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프로모션 등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입기 좋은 제품군도 한층 젊게 구성했다. 코럴 색상 워킹화나 핑크 스니커즈, 하이킹 타이즈 등 슬림하고 여성이 선호할 만한 상품군을 만들었다.
늘 고민하며 스스로 '의류 작곡자'로 여긴다는 이 부장. 6개월마다 새로운 것을 내놓아야 한다는 그는 "소수의 히트 제품이 브랜드와 회사를 먹여 살리기에 다양한 정보에 늘 촉각을 세우고 커피 한잔을 마시고 여행하면서 영감을 얻는다"며 "기본적으로 좋은 옷을 만들고 작은 디테일에까지 공을 들여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정훈 블랙야크 상품기획부 이사
최초 발열재킷 '야크온H' 개발
통풍기능 강조한 '야크에어링'
기능성 상품 '기술력' 승부수
◆블랙야크, '기술력'으로 승부한다= 연구개발(R&D)이 특화된 블랙야크. 스마트 테크놀로지를 내세울 수 있는 배경에는 2015년 섬유의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한 박정훈 블랙야크 상품기획부 이사가 있다.
그는 블랙야크에서 13년간 상품기획(MD) 업무를 맡으며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으로 온도ㆍ습도를 조절하는 '야크온H' 발열 재킷을 개발하기도 했다. 심박수를 측정하는 스마트웨어 '야크온P' 티셔츠도 만들었다.
최근에는 날씨가 영업을 좌지우지하고 있어 이에 맞는 기능성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올봄에는 통풍 기능을 강조한 '야크 에어링'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자체 개발한 에어링 시스템으로, 몸에서 발생하는 열기로 인한 의류 내부의 더운 공기를 밖으로 쉽게 배출하는 재킷이다. 여름에는 시원한 냉감 기능에 소취 기능을 더한 의류 제품군을 내놓을 방침이다. 박 이사는 "효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사용 중인 소취 기능을 더해 여름철 의류 착장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복합화해 기획했다"며 "이런 차별점을 마케팅으로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섬유 의복화 등으로 경험을 쌓은 그는 "전기전자, 화학 소재와 의복을 융ㆍ복합할 때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인지하게 됐고, 현재는 고객이 상상하는 세상에 없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뭉쳐 브랜드 재도약을 위해 애쓰고 있다"며 "앞으로의 블랙야크를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상현 코오롱스포츠 기획팀 부장
20년 남성복 기획 노하우 적용
날씨 대응 '웨더 컬렉션' 집중
IT 기술 더한 스마트패션 개발
◆코오롱스포츠, 스타일과 기능성 겸비= 올해 코오롱스포츠의 마케팅 키워드는 날씨다. 아예 상품도 '웨더 컬렉션'으로 이름 붙였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기능과 스타일을 동시에 갖췄다. 대표 제품인 웨더 코트는 방수, 방풍, 활동성을 갖추면서도 모던하고 클래식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출시 2주 만에 초도물량의 60%가 판매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를 기획한 이가 이상현 코오롱스포츠 기획팀 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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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간 캠브리지멤버스, 브렌우드, 지오투 등 남성복을 기획하다 아웃도어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이제 1년. 이 부장은 그간의 패션 노하우를 아웃도어에 적용해 코오롱 스타일을 그려나가고 있다. 튜브롱 다운은 지난해 6월 말 조기 입고된 제품을 창고에 묵히는 대신 선판매를 제안하며 여름 초도물량을 거의 소진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후 빠르게 반응 생산을 해 지난해 12월까지 초도물량의 3배 이상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올여름 웨더 재킷을, 가을ㆍ겨울에는 기능성이 더 강화된 웨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R&D도 놓치지 않을 예정이다. 이 부장은 "남성복 기획을 오래 하다 보니 아웃도어 R&D에서 코오롱스포츠가 선두주자라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며 "스마트 텐트, 라이프텍 재킷, 논슬립 워킹화 등에 이어 IT를 더한 스마트 패션을 위해 R&D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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