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보안관 신속 신고, 교사들 울먹이는 학생 다독여
2일 인질극이 벌어진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 앞에 학부모와 취재진 등이 자리하고 있다.(사진=송승윤 기자)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송승윤 기자] 서울 방배초 인질극을 벌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까지 1시간은 어린 학생들에게는 그야말로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3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한 남성이 이 학교 4학년 여학생을 인질로 잡고 흉기로 위협하며 "기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병설유치원도 있는 탓에 학교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지만, 학교는 침착하게 대응했다. 인질극을 벌인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학교보안관이 최초로 경찰에 신고했고, 교내방송을 통해 교실 문을 잠그고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주문했다.
교사들은 교실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학생들을 다독이며 "움직이지 말고 자리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일부 학생들은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학생들의 휴대전화는 등교 시 제출하는 탓에 학생들이 부모와는 따로 연락을 하지 못했다.
학부모 김모(43·여)씨는 "초등 1, 2학년과 유치원생 자녀가 있는데 뉴스를 접하고 한달음에 학교로 달려왔다"며 "학교에서도 자녀를 데려가라는 내용의 문자가 왔다"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이 1시간 만인 낮 12시43분께 인질극을 벌인 남성을 체포하면서 위급한 상황은 종료됐다. 경찰은 이 남성과 대화를 지속하면서 물을 건넸고, 물을 마시던 남성이 간질 증세를 보이자 곧바로 덮쳐 검거했다. 틈을 놓치지 않은 신속한 체포였다.
인질로 붙잡혀 있던 학생은 무사한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인질극을 벌인 남성도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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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초는 사태가 종료된 뒤 우선 학생들을 전원 귀가조치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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