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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모르는 어린엄마] 엄마 필요한 나이에 '엄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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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없이 된 10대 엄마…분유 잘 탔는지 봐줄 사람 없어
아이 혼자 집에 남겨두는 게 아동학대인지 모르는 경우도


[육아 모르는 어린엄마] 엄마 필요한 나이에 '엄마'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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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김시연(23·가명)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 겨울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엄마가 될 준비는 돼 있지 않았지만 아기를 낳기로 결심했다. 아기 아버지는 일찌감치 친권을 포기한 채 그의 곁을 떠났다.


그해 출산한 김씨에겐 모든 것이 막막하게 다가왔다. 당연히 육아교육은 받은 적이 없다. 아기를 안는 것 자체도 그에겐 생소한 일이었다.

"생각해보면 분유를 탈 때가 가장 어려웠어요. 1차 미혼모 시설에서 아기를 낳은 뒤 분유 타는 방법을 배웠지만 시설에서 나온 후 분유를 제대로 탔는지 확인해줄 사람이 없었죠". 김씨는 태서(가명)를 낳으면서 부모님과는 연락을 끊었기 때문에 모든 걸 혼자서 해내야 했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가며 물을 끓였지만 손등에 한 방울 떨어뜨려보면 뜨겁거나 차갑기 일쑤였다.


태서가 울 때는 혼자서 발만 동동 굴렀다. 배가 고파 그런가 싶어 달래기만하다 뒤늦게 찾아간 병원에서 태서 귀에 염증이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미안한 마음에 집에서 하루종일 눈물을 훔친 적도 있다.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던 김씨에게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만나 노는 건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왕복 4시간 거리였지만 돌이 채 되지 않은 태서를 안고 지하철과 버스에 올랐다. 주위 어른들이 어린 아기가 찬바람 쐬면 좋지 않다며 김씨에게 조언했지만 남의 일에 웬 참견인가 싶었다. 김씨는 "태서가 감기에 걸리고 나서야 외출을 자제하고 더 조심하게 됐다"며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고 했다.


당시 가끔은 친구네서 자고 오기도 했다. 김씨와 친구들이 통금시간이 있던 시설을 나와 살게 된 건 '자유'가 보장돼서였다. 월세 30만원을 내면서라도 바깥에 나와 사는 건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서다. 김씨는 "시설은 공동 생활이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아기한테로 갔다"며 "지금은 자유가 있어서 심적으로 많이 안정됐다"고 말했다.


돈 문제는 가장 어려운 숙제다. 태서는 이제 4살이 돼 어린이집을 다닐 정도로 컸다. 어린이집 수업료는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대신 교재비, 통학차량비 등을 한 달에 10만원쯤 내야 한다. 김씨는 기초수급생활자로 돼 있지만 태서에게 들어가는 돈이 많아 일주일에 나흘은 패스트푸드점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간다. 이 둘이 한 달에 쓰는 돈은 월세, 식비 등 모든 걸 포함해 140만원 정도다.


김형범 한국미혼모네트워크지원센터 팀장은 "10대의 경우 경제능력이 떨어진다. 출산을 하더라도 정보를 취득하는 게 20대 후반이나 30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곤 하지만 판단이 어려워 포털사이트 지식인 등에 질문하는 경우까지 생겼다"며 "주거 지원을 비롯해 이들을 지원하는 정책 등을 한 번에 알려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육아 모르는 어린엄마] 엄마 필요한 나이에 '엄마'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대나 20대 초반 부모가 육아 자체나 아이 돌봄을 어려워하는 건 그래도 괜찮은 편에 속한다. 더 큰 문제는 잘못된 육아 태도와 방법으로 아이를 학대하는 경우다. 실제로 10대 엄마가 친구들과 놀기 위해 아이를 집에 놔두고 나갔다가 아동학대로 신고 당한 경우도 있다. 아이 할아버지에게 부탁한 뒤 할아버지가 오기도 전에 외출한 것이다. 혼자 남겨진 아이는 30∼40분 동안 울며 엄마를 찾았다. 또 다른 10대 아빠는 PC방에서 게임을 하기 위해 1시간 동안 차 안에 아이를 뒀다가 아동학대로 접수됐다. 방임은 아동 학대의 전형적인 한 유형이다.


한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부모들은 본인의 감정과 본인의 삶이 더 중요하다"며 "양육 방법을 모르니 아이를 혼자 남겨 두는 게 학대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체적 학대를 가하는 경우도 물론 존재한다. 아이를 원하지 않았던 10대 부부는 아이가 울자 밥을 굶기거나 꼬집는 등의 방법으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를 학대했다. 심지어 지난해 3월에는 남편이 밉다는 이유로 한 10대 엄마가 생후 6개월 된 딸을 이불로 덮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6년 기준 만 19세 이하 학대행위자는 83건이다. 이를 두고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은 "많은 경우 임신과 출산을 자립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사회적 위치에 놓여 있고, 자녀양육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청소년 부모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과 부정적 인식으로 생기는 심리·정서적 스트레스와 학업 중단 및 경제적 어려움 등의 다양한 문제로 인해 학대 발생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며 "미성년자인 학대행위자의 특수성을 고려해 부모교육 및 종합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20대는 1559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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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에 아이를 낳았다는 이현수(26·가명)씨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손으로 아이를 때리거나, 집에 있는 물건들을 아이에게 던진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어릴 때 나도 그런 일을 겪으며 컸기 때문에 뭐가 잘못됐는지 알 길이 없었다. 어린애가 또 어린애를 낳아서 키운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에게 당당해지기 위해 아이가 말을 안 들으면 많이 혼내면서 행동을 고칠 수 있도록 하는 편이었다"며 "주변의 권유로 아버지학교에 갔다가 이런 행위가 학대라는 얘기에 놀라 많이 반성했다"고 말했다.


아동학대를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양육태도 및 방법의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6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학대행위자에게서 나타나는 특성은 양육태도 및 방법 부족이 1만6737건으로 35.6%를 차지했다. 당시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가 1만8700건임을 감안하면 아동학대 사례의 약 90%가 학대행위자들의 양육태도 등과 관련됐음을 알 수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애주기별 부모교육이 범사회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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