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간절하게 참 아득하게/복효근](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18030909152568177_152055452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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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에서 가장 먼 곳까지
그러니까,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곳까지
꽃을 쥔 손을 뻗었다가
가만 펼쳐 보이는
꽃나무처럼
■제목 그대로 '간절하고 참 아득한' 시다. 두 번 읽고 다시 읽어도 애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자꾸 인다. 보탤 말이 내겐 전혀 없다. 나는 그저 곁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따지고 보면 좀 의아한 일이긴 하다. '간절하다'와 '아득하다'는 결이 다른 용언들이다. '간절하다'는 '정성스럽다, 지극하다, 절실하다'라는 뜻이고, '아득하다'는 '멀다, 오래되다, 흐려지다'라는 의미다. 그런데 이 두 단어는 서로를 애틋하게 끌어당기고 있는 듯 느껴진다. 왜일까? 다만 짐작하건대 그 까닭은 '간절하다'와 '아득하다'가 어떤 비슷한 상태와 엮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간절함'은 비록 그 바라는 마음이 아무리 극진하다 할지라도 오히려 그래서 그만큼 소망하는 바가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아득함'은 단어 자체가 유발하는 시공간적 거리감 속에 간절함을 배혼하고 있다. 이 둘은 그러니까 일종의 상실감이나 성취 불가능성을 감싸며, 서로 껴안은 채로 애타도록 그리워하는 말들인 셈이다. 어쨌거나 중요한 사실은 좋은 시는 군말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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