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도시 이미지 옛말, 조선경기 침체 더불어 부동산시장도 위축…매매·전세·월세지수 모두 전국 최저 수준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부동산 Eye’는 부동산을 둘러싼 흥미로운 내용을 살펴보고 정부 정책의 흐름이나 시장 움직임을 분석하는 연재 기획물입니다.
“울산의 평균 소득이 가장 높다던데….” 자동차, 조선해양·석유화학단지가 발달한 공업도시 울산은 잘사는 동네로 통했다. 서울 강남에 부자는 더 많겠지만 평균적으로는 울산의 소득 수준이 더 높다는 의미였다. .
울산은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늦은 시기인 1997년에 광역시로 승격됐다. 하지만 면적은 1060㎢로 서울의 1.7배에 달한다. 서울은 물론이고 전국의 특별시·광역시 중 가장 넓은 규모다.
울산은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수출전진기지로써 위상을 공고하게 다졌다. 일자리가 풍부하니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들었다. 자연스럽게 울산 부동산은 활력이 넘쳤다. 경제발전 기대감과 맞물려 아파트 공급 물량도 이어졌다.
울산의 미래를 밝게 본 결과였다. 5년 전인 2013년 당시 울산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대구보다 비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3년 1월 기준 울산 아파트중위매매가격은 대구는 1억6433만원 수준이었다. 울산은 1억7009만원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에는 대구가 2억5357만원, 울산은 2억1442만원으로 우열이 뒤바뀌었다.
최근 울산의 부동산 흐름은 더 심각하다. 감정원의 2월 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의 주택매매가격지수는 1월보다 -0.2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월에도 부동산 시장은 좋지 않았지만 2월은 더 안좋아졌다는 얘기다. 주목할 부분은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하락세가 두드러진 곳이 울산이라는 점이다.
전세와 월세시장은 어떨까. 울산은 2월 전세가격지수변동률 -0.48%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전세시장이 약세를 보인다고는 하지만 가장 좋지 않은 곳 중 하나가 울산이다.
월세시장도 마찬가지다. 월세가격지수변동률은 울산이 -0.44%로 경남(-0.26%)과 더불어 전국에서 가장 저조했다. 매매와 전세, 월세 등 부동산지수 3개 부문에서 안 좋은 쪽으로 ‘트리플크라운’에 근접한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울산의 부동산 침체는 예견된 결과다. 조선산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울산 경기 전반에 큰 부담으로 이어졌다.
울산은 부동산 위축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을 보일 경우 정부가 정책적으로 부양책을 제공하는 데 울산이 그 수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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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나 세종 등 다른 지역은 부동산 시장 과열 흐름 억제가 관심의 초점인데 울산은 부양책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부동산 위축지역에 거론되는 것 자체가 울산 부동산 시장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지역 부동산은 경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조선산업 침체 등으로 울산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부동산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면서 “브랜드 아파트들은 아직 견뎌낼 힘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 침체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부동산 시장 회복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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