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게임제도 개선 협의체, '폐지 또는 완화' 최종 건의안 문체부에 전달…웹보드 게임 규제는 끝내 의견 갈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성인의 경우 온라인 게임에 월 50만원 이상 쓰지 못하게 하는 규제가 폐지 혹은 최소한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게임업계의 숙원사업인 '결제한도' 규제 폐지 문제에 대해 민관 합동 게임제도개선 협의체가 개선 의견을 만들어 정부에 제시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협의체 의견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일 자세여서 해묵은 규제 논란은 조만간 해법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정부 및 게임유관단체 등에 따르면 정부가 게임산업 규제 개선을 위해 발족시킨 '민관 합동 게임제도 개선 협의체(이하 협의체)'는 지난주 문화체육관광부에 결제한도 폐지ㆍ완화 등 내용을 담은 최종 건의안을 제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협의체 건의안을 참고해 내부 논의 과정을 거친 뒤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협의체는 7개월여만에 첫 결과물로 총 5개 건의안을 도출했다.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와 웹보드 게임 규제, 게임제작업 등록 요건,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지정 요건, 본인인증제도 등이 그 내용이다.
초미의 관심이 모아졌던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는 기본적으로 '폐지 혹은 완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월 50만원'으로 제한돼 있던 성인 결제한도가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고 플랫폼 간 역차별을 유발한다는 업계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업체에게만 적용되고 해외 서버를 둔 외국 게임은 제외되 실효성·형평성 문제가 있는 규제"라고 지적했다. 게임업계는 2007년 중국보다 10.2%포인트 앞섰던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가 결제한도 규제 후 역전돼 8년 뒤 무려 35%포인트 뒤지게 된 요인에도 이 같은 역차별적 규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협의체는 다만 청소년에 대해서는 '환불 및 등급분류 기준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추가 보호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울러 '건강한 게임 이용문화 조성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하자는 내용도 함께 제시했다.
웹보드 게임 규제는 마지막 회의까지 첨예하게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쟁점이던 '1일 10만원 초과 손실할 경우 24시간 동안 게임 이용 제한'의 경우 중복 규제 지적이 나와 "규제 완화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막판까지 규제 존속 의견도 팽팽히 맞섰던 터라 협의체는 양측 입장을 모두 문체부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게임제작업 등록제도'는 일정 기준 이하의 제작횟수ㆍ거래규모를 가진 모바일 오픈마켓 유통 게임물에 대해서는 등록을 면제하도록 게임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또 3년 평균 매출액 요건 또는 자본금 요건 중 선택권을 제공하도록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지정요건도 완화했다. 게임 '본인인증제도'와 관련해서는 전체이용가 등급 게임의 경우 인증 의무를 면제하고, 그 외 인증수단도 다양화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로써 협의체는 출범 7개월여만에 게임업계 숙원 과제들에 대한 의견 수렴을 마쳤다. 협의체 간사를 맡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각 사안에 대한 입장을 충분히 수렴했다"며 "최대한 신중한 검토를 거쳐 다양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협의체 건의안은 참고사안일 뿐 최종 검토 및 개선 여부는 문체부가 결정해 오는 3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게임법 시행령에 '2016년 3월15일을 기준으로 2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해 개선 등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된 만큼 내달 15일이 최종 시한이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지난해 취임 직후 게임업계와 직접 소통에 나섰던 만큼 규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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