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올림픽 사상 첫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 아이스하키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정이 끝났다. 성적은 5전 전패. 두 골을 넣고 28점을 내줬다. 그러나 논란 속에 출발한 우려를 불식하고 올림픽과 스포츠 무대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새러 머리(30·캐나다) 총감독이 지휘하는 단일팀은 2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7~8위전에서 1-6으로 패했다. 실력 차는 확인했으나 대회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는 성과도 있었다. 0-1로 뒤진 1피리어드 6분21초에 상대 골네트 뒤를 파고들던 박종아가 진행 방향의 반대로 허를 찌르는 패스를 했고, 맞은편에 있던 한수진이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14일 일본전(1-4 패)에서 한국계 혼혈 선수인 랜디 희수 그리핀이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을 터트린 지 6일 만이다. 선수들은 링크에서 얼싸안고 기뻐했다. 선수단이 모두 환호하는 가운데 박철호 북한 감독은 벤치로 들어온 한수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단일팀의 환호성은 오래가지 않았다. 1피리어드 종료 22초를 남기고 숏핸디드(우리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 위기에서 스웨덴의 엠뮈 알라살미에게 강력한 슬랩샷으로 역전 골을 내줬다. 2피리어드 16분27초에는 에리카 그람에게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스웨덴은 3피리어드 3분5초에 안니에 스베딘, 9분31초에는 판뉘 라스크, 17분19초에는 리사 요한손이 5~6번째 골을 넣었다.
경기는 패했으나 단일팀을 응원한 관중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스웨덴 관중들도 일어나 박수를 쳤다. 머리 감독은 박철호 감독과 포옹을 하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박 감독도 눈시울을 붉혔다. 단일팀은 스웨덴(5위), 스위스(6위), 일본(9위)과의 예선을 모두 패한 뒤 지난 18일 5~8위 결정전 1라운드에서 스위스에 0-2로 졌다. 올림픽 데뷔전인 지난 10일 스위스와의 첫 경기에서는 0-8로 크게 패했으나 재대결에서 격차를 좁혔다. 스웨덴도 예선에서 0-8로 무너졌으나 다시 만나서는 실점을 줄이고 득점도 해냈다. 단일팀에 합류한 북한 선수 열두 명 중 게임 엔트리 22인에 한 번이라도 포함된 선수는 정수현, 김은향, 황충금, 진옥, 김향미 등 모두 다섯 명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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