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특파원 칼럼]시진핑, 평창행 기회 놓치지 않기를

시계아이콘01분 41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특파원 칼럼]시진핑, 평창행 기회 놓치지 않기를 김혜원 베이징 특파원
AD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올까. 필자는 아니라고 본다. 마지막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겠지만 우리 외교가에서도 설득을 포기한 분위기다. 시 주석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불참할 명분은 많다. 우선 폐막식(25일) 불과 일주일 뒤 양회(兩會)가 막을 올린다. 매년 3월 열리는 양회는 중국 공산당의 최대 정치 행사다. 시 주석은 집권 2기 첫 양회에서 개헌까지 단행해 스스로를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毛澤東) 반열에 올려야 하는 만큼 완벽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중국 공산당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내부 정치 이벤트가 있는 한 평창 동계올림픽이 시 주석의 환심을 살 방법은 딱히 없다.

중국 원수가 동계는 물론 하계올림픽에 참석한 적이 거의 없다는 점도 좋은 핑곗거리다. 이는 오히려 우리 외교가에서 시 주석 설득에 실패한 근거로 내세운다. 최근 만난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2004년부터 총 8번의 동·하계올림픽 가운데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적이 없다"면서 "심지어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도 개막식이든 폐막식이든 참석한 전례가 없는데 이번에 한정 상무위원을 보낸 것은 최선의 성의를 표한 것"이라고 애써 의미를 부여했다. 바꿔 생각하면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의리를 과시하려고 소치 동계올림픽에 이례적으로 참석했고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처음으로 상무위원을 파견하는 등 나름의 불문율을 스스로 깨고 있는데 한국이라고 못 올 이유는 없어 보인다. '오든지 말든지 내버려 두고 그만 매달려라'는 한국의 반중(反中) 여론은 시 주석에게 심적 부담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얼굴 붉힐 때는 언제고 오란다고 쪼르르 가느냐'는 중국 내 반한(反韓) 감정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는 것은 시 주석 입장에서도 '남는 장사'라는 생각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대회를 넘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다자 외교 무대다. 선수단은 물론 정상급 외빈의 방한 규모가 역대 최대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이른바 한반도 주변 4강 정상 중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만 참석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깜짝 등장'한다면 한국인의 민심을 돌릴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 동북아시아 리더를 꿈꾸는 시 주석의 염원을 실현할 계기일 수도 있다. 일본 위안부 합의 문제로 한일 관계가 껄끄러운 와중에 아베 총리가 평창행을 결심한 배경에 시 주석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본 집권 자민당과 극우단체가 '평창 보이콧'을 요구한 와중에 일본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아베 총리의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오히려 지지한다는 여론 조사는 뜻밖이다.


AD

시 주석이 관례를 깨고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할 확실한 명분도 있다. 바로 베이징이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지라는 점이다. 이미 중국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에 돌입했을 정도로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동계스포츠 인구 3억명'이라는 거창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안 되면 되게 하라' 강공 전략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2022년이면 시 주석은 10년 임기를 마치고 장기 집권의 갈림길에 선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다자 외교 성과를 내야 하는 국가급 이벤트인 셈이다.


4년 뒤 한중 관계가 어떤 국면일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시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베이징에 와 달라고 읍소하는, 지금과는 정반대 입장일 것은 분명하다. 시 주석의 의지만 있다면 아직도 평창행 티켓은 유효하다. 최악으로 추락한 한중 관계를 새로운 출발선으로 되돌릴 절호의 기회임을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란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