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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면 '죽도'로 오라…실패한 CEO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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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두렵지 않은 창업국가] <1> 재도전 중소기업경영자 힐링캠프…재창업 희망이 터진다

분기별 합숙·기수당 10~20명 참여
에코힐링·연극·임종체험 등 경험
자신감 회복·재도전 노하우 전수
수료 361명 중 191명이 재기 성공


죽고 싶다면 '죽도'로 오라…실패한 CEO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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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올 한 해 행복한 삶과 희망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기운이 가득하다. 이들 중에는 사업에 실패한 아픔을 딛고 새로운 모습으로 재기를 염원하는 중소기업인도 있다. 창업을 하고 성실하게 경영을 했음에도 경기 침체 등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해 폐업한 경우도 많다. 실패한 기업인이 재도전할 수 있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일이다. 특히 재창업의 활성화는 새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실패 극복을 위한 성찰과 도전정신의 회복, 정부 재창업지원 정책 확대, 재창업에 성공한 기업인에 대한 위상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한다. 2018년 희망찬 재기의 현장을 총 3회에 걸쳐 살펴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업국가를 향한 미래를 그려본다.


"절망을 감당하기 어려웠는데 재기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다. 인생 2막은 지금부터다."

새해를 맞아 인생의 큰 전환점을 준비하고 있는 '제24기 재도전 중소기업경영자 힐링캠프' 수료자들의 함성이다. 한 수료자는 "사업에 실패하게 된 소용돌이의 중심에 내가 있었음을 인정하게 되면서 분노를 잊고 평안해졌다"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또 다른 수료자는 "성찰과 반성, 용서와 감사, 창업정신, 경영방침까지 여기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재기를 확신했다.


◆인생 2막 재기 돕는 힐링캠프= 이들은 사업에 실패한 이후 힘든 날을 보내다 희망을 찾기 위해 새해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외딴 섬 '죽도'를 찾았다. 경남 통영시에서 남동쪽 뱃길로 18㎞ 떨어진 한산면 매죽리에 위치한 인구가 약 60명밖에 안되는 곳이다. 통영에서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걸린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화살을 만들기 위해 이곳을 대나무 밭으로 조성해 죽도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유래가 전해지는 섬이다.


죽도에 도착해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폐교를 리모델링한 연수원이 있다. 재도전 중소기업경영자 힐링 캠프다. 보통 분기에 한 번씩 4주간 합숙으로 진행된다. 기수당 10~20명 안팎이 참여한다.


죽도연수원은 2011년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으로부터 재단법인 인가를 취득한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이 운영하는 곳이다. 힐링캠프는 실패 중소기업 경영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교육하는 재기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400여명이 힐링캠프를 거쳐갔다.


죽고 싶다면 '죽도'로 오라…실패한 CEO의 '부활'



한상하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원장은 "개발원은 전원태 엠에스코프 회장이 과거 자신의 실패를 극복한 경험을 참고해 중소기업인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다"며 "힐링캠프는 재기를 준비하고 있는 실패 중소기업인에게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 회복 등을 통해 재기의 의지를 심어주고 재도전의 노하우도 알려주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24기 힐링캠프에는 총 11명이 참여했다. 평균 연령은 50대. 64세 참가자가 최고령이다. 이들은 죽도의 산 정상에 설치한 1인 텐트에서 매일 아침 5시20분에 기상하면서 살이 에는 듯한 겨울철 한파도 이겨냈다.


잠에서 깨면 스트레칭을 하고 100배 절과 명상을 했다. 절 한 번에 "감사합니다", 두 번째 "감사합니다"를 반복했다. 사업에 실패하고 나서 억울하고 분했던 마음을 변화시키기 위한 과정이다. 이후 아침청소를 마치면 아침을 먹는다. 야채 등은 밭에서 직접 수확한다.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되면 재기에 성공한 기업인부터 종교인, 교수 등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강연을 했다. '통영 멸치 1포'가 강사료다.


◆사업의 재기는 덤, 인생도 행복=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에코 힐링'을 했다. 죽도 주변 숲을 약 2시간 동안 다니면서 성찰하는 시간이다. 직원의 실수 등으로 회사가 폐업하고 남편과 이혼까지 하게 됐다는 50대 여성 참가자는 "세상이 싫고 분노가 가득한 상태에서 힐링캠프에 오게 됐는데 하루하루 생활하면서 결국 모든 것이 내 탓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사업의 재기는 덤이고 앞으로 인생을 새롭게 살아가면서 진정한 재기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죽고 싶다면 '죽도'로 오라…실패한 CEO의 '부활'



'연극체험'도 참가자들의 고뇌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의류업에 종사하다 사업에 실패해 힐링캠프를 찾아온 30대 중반의 남성 참가자는 연극체험 내내 눈물을 흘렸다. 이 참가자는 "사업에 실패하면서 아내와 자식들까지 어려움을 겪게 됐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연극체험을 통해 새로운 용기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힐링캠프에 저녁식사는 없다. 배고픔을 느끼면서 절박한 마음을 더 깨닫게 하기 위해서다. 야외텐트 취침과 같은 맥락이다. 한 원장은 "남들처럼 편안하게 다 자고 먹을 것 다 먹고 하면 재기할 때 남들보다 앞서나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들은 밤 11시가 넘어 '임종체험'도 했다. 모두 수의를 입고 촛불을 든 채 연수원에서 죽도 정상까지 올라갔다. 저승사자 분장을 한 참가자가 인도해 정상에 도착하자 여러 개의 관이 놓여져 있다. 그 자리에서 각자 유서를 읽었다. 그리고 관에 들어가 30분 정도를 누워있었다. 가상으로 죽음을 맞이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 무엇이었는지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다.


힐링캠프는 각 주마다 특징이 있다. 1주차(변화의 필요성 인식), 2주차(자기성찰 무의식의 정화), 3주차(통찰과 각성), 4주차(비전 수립과 실행)로 진행된다. 마지막 4주차 수료식 전날에는 '550도 숯불걷기'를 했다. 뜨거운 불 속을 걷는다는 두려움을 갖게 되지만 용기를 내 막상 해보면 모두 통과하게 된다. 대부분 자기가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데 이러한 마음을 극복하려고 만든 마지막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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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면 '죽도'로 오라…실패한 CEO의 '부활'



이렇게 힐링캠프를 수료한 실패 기업인들은 사회에 복귀해 재기 중이다. 수료자들에게는 정부의 재도전 정책 연계 혜택도 제공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료자 361명 가운데 191명이 재창업에 성공했다. 이 중 110명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고용도 524명이나 창출했다. 한 원장은 "수료자들이 모여 협회도 설립했다"며 "이 사람들이 멘토가 돼 올 한해에도 실패 기업인들의 재기를 함께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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