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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립성의 죽음과 저커버그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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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망중립성 폐기에도 목소리 안 내


NYT “반대 시위에도 거리두기 분위기
돈 있으면 망중립성 폐기 나쁘지 않아

오히려 기득권 유지에 유리하다 판단”
페북, 이미 해외선 망중립성 위반 논란


망중립성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던 거대 ICT기업들이 망중립성의 죽음에 침묵하고 있다. 망중립성의 폐기는 인터넷생태계의 활력을 저하하고 기존 업체들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페이스북(F)과 아마존(A), 넷플릭스(N), 구글(G) 등 이른바 'FANG'의 침묵은 계산된 침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주 망중립성 폐기를 결정한 이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비즈니스인사이더(BI)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내 여론은 FCC의 결정이 인터넷 생태계의 혁신을 죽이고 빅테크 기업들의 기득권만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망중립성의 죽음과 저커버그의 침묵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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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립성이란, 통신사가 콘텐츠사업자나 이용자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거나, 속도를 조절하거나, 대가를 받고 차별적인 서비스를 할 수 없도록 한 원칙을 말한다. 2015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FCC가 제정했지만 지난 14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FCC가 이를 전격 폐지했다.


◆"망중립성 폐기로 거대ICT기업들의 기득권 유지될 것"
현재 인터넷 생태계는 소수 대형IT기업들이 지배하는 곳이 됐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5곳 모두가 ICT기업이다. 이들은 자유롭고 차별없는 인터넷, 망중립성 원칙 하에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들 거대기업 입장에서는, 망중립성의 폐기가 그들의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분석이 나온다.


망중립성이 폐기됨으로 인해 거대기업들은 그동안 내지 않아도 됐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일견 손해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그렇지 않다. 추가적인 비용을 내지만, 오히려 그들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 진다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 통신사 컴캐스트가 트래픽이 과다한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에 전용 과금을 실시한다고 하자. 유튜브, 넷플릭스 등 자금력이 충분한 거대기업은 마뜩잖아 하면서도 비용부담에 나설 공산이 크다.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큰 손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직 혁신과 아이디어만을 갖고 시장에 뛰어는 스타트업에는 그렇지 않다. 늘어나는 트래픽에 따른 추가과금을 감당할 수 없어 조기에 파산하거나 언제까지나 중소업체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BI가 "망중립성의 폐기는 지금의 거대기업들을 훨씬 안전하게 지켜준다"고 지적한 배경이다.


거대기업들이 망중립성 폐기에 입을 다물고 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FCC의 망중립성 표결이 있기 전, 대다수의 테크기업들은 반대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과거 망중립성의 수혜를 입었던 기업들이 망중립성의 폐기에는 침묵하고 있다"고 밝혔다.


BI 역시 "빅테크 기업들은 종종 망중립성을 지지한다고 말해왔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의 진심은 14일 FCC의 표결 직전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결 직전 시민단체와 중소기업들의 항의가 극대화되는 상황에서 그들은 현장의 목소리들과 거리를 뒀고, 완전히 침묵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망중립성 폐기에 반발하는 사람 일부가 아예 자체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바이스미디어그룹의 IT계열매체인 마더보드(Motherboard)는 지역사회에 기반한 네트워크 공급에 나섰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제이슨 쾨블러(Jason Koebler) 마더보드 편집장은 "공급망으로서의 인터넷은 자유롭고 개방적이어야 한다"면서 "망중립성 폐기로 인해 통신사의 독점이 심화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소도시나 저소득층 지역에선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망중립성의 죽음과 저커버그의 침묵


◆해외에선 망중립성 위반에 앞장서는 페이스북
일각에서는 정작 거대ICT기업들이 이미 망중립성 원칙을 앞장서서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이들이 망중립성 원칙에 개의치 않고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는 이미 전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대표적이다.


페이스북은 개발도상국에서 인터넷오알지(internet.org)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설립자는 2013년 "연결은 곧 인권"이라는 말로 인터넷오알지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빈곤에 놓인 개발도상국 사용자들에게 무료 또는 저가에 인터넷 접근권을 부여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저커버그의의 '선의'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프로젝트가 망중립성이라는 인터넷 대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오알지는 앱을 내려받아 그 앱을 구동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식이다. 앱을 실행하면 페이스북 웹페이지와 페이스북의 메신저 서비스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즉, 페이스북이 어떤 플랫폼을 공급할지 결정하고, 인터넷 이용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


이같은 프로젝트는 해당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편견을 심어주고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IT매체 쿼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 '페이스북이 곧 인터넷'이라고 생각하는 이용자는 65%에 달했다. 인도네시아는 61%, 인도는 58%, 브라질은 55%로 나타났다. 페이스북과 인터넷을 혼동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기회를 뜻하는 인터넷이, '페이스북'으로만 축소·왜곡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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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위험성 때문에 인도 통신규제위원회(TRAI)는 인도내 인터넷오알지 프로젝트의 개시를 지난해 거절한 바 있다. 인터넷오알지가 페이스북 외에 다른 플랫폼 사업자의 성장과 시장진출을 막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인도공과대와 인도과학원 교수들은 "페이스북이 무료로 인터넷을 제공하려는 노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무료 인터넷 이용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앱을 페이스북이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망중립성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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