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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수차례 뚫렸던 중국의 '만리장성'은 왜 계속 보수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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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수차례 뚫렸던 중국의 '만리장성'은 왜 계속 보수됐을까? (사진=베이징관광국 홈페이지/http://visitbeijin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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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전쟁사를 이야기할 때, 미스테리 중 하나로 제기되는 것이 중국 '만리장성(萬里長城)'의 군사적 효용가치다. 주로 북방 유목민족에 대한 방어선 개념으로 세워졌다고 알려져있지만, 만리장성은 세워진 이후 역사 속에서 숱하게 북방 유목민족들에게 뚫렸다. 그럼에도 역대왕조들은 장성을 수리, 보수했고 최종적으로 한족의 마지막 전통왕조인 명나라 시기에 오늘날 형태가 갖춰졌다. 수천년에 걸쳐 재축조와 보수를 거쳤지만, 각 왕조가 전 국력을 동원해 쌓아야할만큼 우수한 방어기지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원래 '장성'을 이용한 국경 방어개념은 영토국가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중국의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부터 생겨났다. 기원전 5세기 이후 전국시대가 개막되면서 춘추시대 400여개 도시국가들이 난립해 시작된 쟁탈전은 7개 국가로 압축됐고, 이 마지막 남은 '전국 7웅' 국가들은 영토보존과 전략적 차원에서 영토를 성벽으로 감싸기 시작했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지역을 창을 든 병사가 지키는 모양의 '나라 국(國)'자가 영토국가 그 자체를 의미하게 된 것도 이 시기부터였다.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수차례 뚫렸던 중국의 '만리장성'은 왜 계속 보수됐을까? 중국 전국시대 7국과 각국의 장성 모습(사진=두산백과)

특히 북방 유목민족들과 북쪽 국경을 마주대고 있던 연나라, 조나라, 진나라 등 국가들은 일찍부터 유목민족 기마병의 침입을 막기 위해 장성을 쌓아놓곤 했다. 내몽골부터 황하에 이르는 지역에는 자연방어선으로 쓸만한 산맥이 없이 평지로 이뤄져있다보니 인위적인 방어선이라도 쌓아야했기 때문이다. 당시 장성은 농경지역과 스텝 유목지역을 구분하는 연 강수량 400㎜ 선을 기준으로 쌓여있던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진시황이 통일 이후 만리장성을 축조할 때도 이 기존 장성들이 활용됐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총 6000km가 넘는 방대한 국경선 전체에 견고한 성벽을 쌓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일부 구간은 토성으로 대충 지어졌다고 하며, 갈대와 흙을 교차적으로 섞어 만든 일부 성벽은 쉽사리 무너졌다고 한다. 또한 중국 역사에서 결정적 순간마다 뚫렸다. 5호16국의 난리가 이뤄진 서기 4세기는 물론, 10세기 당나라가 붕괴되고 5대10국 시대가 열리면서 거란족에 뚫렸고, 이후 13세기엔 여진족에게 뚫려 북송이 멸망됐다. 이후 다시 칭기스칸이 이끄는 몽골족에게 뚫렸고, 17세기 중엽에는 만주족의 침략을 잘 막아냈지만 명나라가 망하면서 장성 문이 열렸다. 최종적으로 만리장성이 전투에서 돌파당한 것은 1933년, 일제가 만리장성의 주요 관문 중 하나인 산하이관(山海關) 방어선을 뚫고 베이징(北京)을 함락시킨 '열하사변(熱河事變)' 때의 일이다.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수차례 뚫렸던 중국의 '만리장성'은 왜 계속 보수됐을까? 1621년 벌어진 영원성 전투도. 만리장성 변방에 딸린 작은 요새였던 영원성을 공략하던 청군은 크게 패해 물어갔다. 명나라 말기 만리장성은 각종 방어시설과 대포가 배치되면서 실질적인 방어선 기능을 했다고 평가받는다.(사진=위키피디아)


이렇게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민족 침략이 들어오는 통로역할을 한 셈인데도 새 왕조가 들어설때마다 보수공사가 이어졌다. 수차에 걸친 고구려 침공 이후 멸망했던 중국의 수(隋)나라 같은 경우에는 수백만명의 인력과 재원을 동원해 만리장성을 축조했지만 정작 수나라 뒤를 이은 당나라가 만리장성 이북으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방어기능이 유명무실해진적도 있다. 실제로 방어적인 기능을 제대로 했던 것은 중국 명(明)나라 말기, 각종 방어시설과 대포 진지를 만들고 성벽도 2겹으로 강화시킨 이후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그 이전의 만리장성은 단순한 방어기지용보다는 정치적 목적에서 세워졌다는 설까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무용론을 반박하는 학설들도 많다. 역대 왕조들이 아무 이유없이 이 국가급 사업을 계속 수행했을리가 없으며 나름 군사 방어적 기능을 했다는 것. 현대적 개념의 방어선 역할은 설사 못했다고 해도 변방에서 수천킬로미터 내부에 위치한 수도 인근 중심부에 빠른 속도로 적의 침입을 알리는 알람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주로 기병으로 구성된 유목민들 입장에서는 장성이 일종의 강이나 산과 같이 자연장애물로 작용하면서 뚫기 쉬운 취약한 몇몇 구간으로 침략루트가 단순해지면서 방어를 더 용이하게 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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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수차례 뚫렸던 중국의 '만리장성'은 왜 계속 보수됐을까? 지난 2012년, 홍수로 일부 구간이 무너진 허베이성 일대 만리장성 모습. 만리장성은 구간이 워낙 길다보니 각종 자연재해는 물론 개발, 도로공사 등으로 파손돼 현재는 원래 구간의 20% 정도만 제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이런 저런 학설들이 충돌하는 동안, 오늘날에는 세계문화유산이자 관광지의 기능만 남은 전시품인 만리장성은 군사적 기능을 상실하면서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17세기 중엽 명나라가 멸망하고 청(淸)나라가 중국을 장악한 이후에는 몽골이 청나라에 병합되면서 현재까지 약 400년간은 일제침략기를 제외하고는 관광지나 유람지로 이용됐다. 현대 중국이 세워진 이후에는 도로공사, 철도공사, 재건축 등을 이유로 곳곳의 구간이 허물어졌고 일부 주민들은 수집 목적이나 순수하게 주택공사용으로 쓰려고 벽돌을 훔쳐가기까지 했다. 이로 인해 현재 제대로 남은 구간은 20%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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