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세계적 부호이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중국 공학계의 영예인 원사(院士)가 됐다. 게이츠는 원자력발전 분야에 있어서 중국의 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인정됐다.
홍콩의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현지시간) 중국공정원 심의와 중국 국무원 심사를 고쳐 게이츠 등 67명이 새로운 원사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SCMP는 게이츠는 학자가 아닌 외국인이 원사에 임명된 것은 게이츠가 유일하다고 전했다. 원사는 학술상의 명예직으로 종신직이다. 중국공정원 원사들은 중국의 경제, 사회 개발 등에 대해 자문해주는 역할이 부여된다.
중국공정원 원사는 2년에 한 번 중국 국내외에 걸쳐 대학, 연구소, 기업, 병원 등에서 중국의 공학, 과학, 기술 발전 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에게 부여된다. 올해에는 533명의 후보 가운데 67명이 선정됐다. 1955년부터 시작된 원사에는 올해 선정된 인물까지 모두 합해 882명이 포함됐다.
게이츠는 미국의 원자력 기업 테러파워의 회장 자격으로 원사로 선정됐다. 테라파워는 중국 핵 공업그룹(CNNC)과 신형 원자로 개발에 대한 파트너십을 맺었었다. 합작사업은 내년부터 시작되는데 향후 20년간 1150억MW(메가와트)를 생산할 수 있는 원자로를 개발할 계획이다.
앞서 게이츠는 여러 차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났고, 이달 초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만나 원전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SCMP는 중국이 최근 과학기술에서 미국과 유럽을 제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공정원이 게이츠 등 외국인들에게 원사를 부여하는 것 역시 공학·과학·기술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게이츠 외에도 미국 미시간대 기계공학 교수 스신 잭 후(胡仕新), 스탠퍼드대 전자공학 교수 스티븐 보이드, 정저우(鄭州)대 의과대학장 니콜라스 레모인 등 17명의 외국인이 원사로 선정됐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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