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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수다] 코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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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더 맛있는 반찬

[요리수다] 코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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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가 고향이신 친정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육류요리보다는 생선요리를 더 좋아했다. 미역국도 쇠고기보다는 홍합이나 굴을 넣어 끓인 것이 더 맛있고 쇠고기 등심구이보다는 가자미, 조기구이를 더 좋아한다. 겉절이나 나물 무침도 간장이나 소금간 보다는 멸치액젓을 달여서 내린 것으로 무친 것을 좋아했다.

이제는 친정어머니도 연세가 드셔서 점점 간은 세어지고 요리법은 단순해지지만 나는 여전히 친정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는 집밥이 가장 맛있다.


친정어머니는 작은 텃밭에서 나는 제철 재료를 갈무리하느라 매일매일이 바쁘시지만 찬바람이 불어오면 일거리가 한 가지 더 늘어난다. 손질한 생선을 꾸덕꾸덕 말려서 냉동실에 보관하시는 일이다. 반건조한 생선으로 조림도 만들어 주시고 구이도 만들어주시는데 그 맛은 생물과는 또 다른 맛이다. 특히 겨울이 다가오면 자주 해 주시는 반찬 중에 하나는 코다리조림이다.

함경북도 명천지방 어부 ‘태’씨가 잡아서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생선인 명태는 이름도 여러 가지이다. 갓 잡은 싱싱한 것은 ‘생태’, 생태를 얼리면 ‘동태’,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며 말린 것은 ‘황태’, 반만 건조시킨 것은 ‘코다리’, 어릴 때 잡은 것은 ‘노가리’, 그리고 요즘은 황태가 되려다 못된 ‘먹태’까지...


이름도 다양하지만 그 맛도 다양하다. 코다리는 명태를 겨울철 찬바람에 꾸덕꾸덕하게 반건조한 것으로 입의 위쪽 코를 엮었다고 해서 코다리라고 부르는데 한코에 일반적으로 4마리씩 묶어 판매한다. 냉동, 냉장 시설이 좋은 요즘은 일 년 내내 코다리를 맛볼 수 있지만 찬바람이 불어오면서 맛보는 코다리조림은 더 특별한 것 같다. 완전히 말린 북어보다 촉촉하며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고 가을철 달큰한 무와 함께 매콤하게 조려주면 그 맛이 더욱 좋다. 그리고 때로는 간장으로 짭조름하면서도 달달하게 조리기도 하고 콩나물과 미나리를 듬뿍 넣어 찜으로 만들어도 맛있다.


올해 초겨울 첫 코다리조림은 친정어머니표처럼 양념을 넉넉히 넣어 짭조름하게 만들어 밥상을 차려보아야겠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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