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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불붙인 낙태죄 논란…"태아생명권vs여성결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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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불붙인 낙태죄 논란…"태아생명권vs여성결정권"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회원들이 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해 낙태죄를 폐지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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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금보령 기자, 이승진 기자]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낙태 합법화를 둘러 싼 사회적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낙태 합법화를 요구해 온 여성ㆍ시민사회단체들은 청와대의 26일 낙태죄 부작용 인정 및 실태 조사 입장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여성단체연합ㆍ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은 그동안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을 결성해 퍼포먼스를 개최하는 등 낙태 합법화를 적극 주창해왔다.

이들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줘야 하며, 불법 임신중절 수술 과정에서 여성의 생명권ㆍ건강권이 심각하게 침해된다며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태아의 생명권 침해 지적에 대해선 "임신 지속 여부에 대한 여성의 판단은 태아가 살아갈 삶의 조건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고 반박한다. 원정낙태 증가, 불법 복제 낙태약 밀반입, 협박 등 범죄의 수단화 등도 이유로 들고 있다.


이에 대해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27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청와대가 여성들이 낙태죄로 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문제인식을 비교적 정확하게 한 것 같아 환영한다"며 "낙태죄가 얼마나 여성들의 삶을 옥죄고 있는지 그 부분을 청와대나 정부도 사회적으로 설득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이어 "위헌 신청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도 어떤 걸 심리하고 판단할 때 고통 받는 사람들 입장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사회적 의견을 수렴하거나 합의점을 찾는다는 이유로 마냥 미뤄지면서 여성들은 불법낙태를 하고, 자신들의 건강권이나 생명권 위협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선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장도 "여성의 건강권, 생명권 같은 예전에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을 짚어서 얘기했다는 점과 현행법이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것, 국가의 책임을 강조해서 얘기한 점 등에서 긍정적"이라며 "청와대가 앞으로도 책임 있게 조치를 해나가야 한다. 여성들의 현실을 듣기 위한 더 적극적인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불붙인 낙태죄 논란…"태아생명권vs여성결정권" 1일 리얼미터가 낙태죄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사진= 리얼미터 홈페이지 캡쳐


반면 태아의 생명권을 강조해 온 반대 측은 "낙태죄 폐지가 오히려 여성의 인권을 더 침해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정윤 사단법인 낙태반대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태아도 인간으로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보편적 가치"라며 "낙태죄가 폐지된다면 여성들이 더 불리한 상황에서 인권ㆍ건강권을 침해받을 것으로 본다. 안전하게 양육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사무처장은 '낙태죄의 사문화'를 폐지 이유로 드는 것에 대해선 "아이를 낳고 싶지만 남자친구나 부모에게 낙태를 강요받는 사례가 상당히 많은데, 낙태죄가 사라지면 이들을 보호할 법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법인데 이것이 철저히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 등 낙태가 불가피한 경우에 조차 불법으로 규정한 현 법 조항에 대해선 "자세하게 시행령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더 다듬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불법 시술'로 인한 여성 건강권ㆍ정신적 피해에 대해선 "한국은 낙태가 99%가 병원에서 이뤄진다. 낙태시술 자체가 여성에게 정신적 신체적인 피해를 주는 것인다. 불법이기 때문에 피해가 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 사무처장은 특히 "사전에 피임을 할 수 있고, 성관계 의사결정권은 본인에 있는데 지금의 낙태죄 폐지 논의는 하나의 피임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최병조 천주교 생명운동본부 총무(신부)도 "원초적으로 교황님 말씀도 그렇고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에 대한 생명권을 존중하는 것이 가톨릭의 입장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아이가 포기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최 총무는 이어 "본질은 낙태죄 폐지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큰 문제는 미혼모들이 살 수 있는 기반이 없다. 사회적 시선, 경제적 부분도 그렇다"라며 "미혼부란 말이 없듯이 남성의 책임이 약하기 때문에 이 부분들을 법,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낙태죄를 보완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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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헌법재판소는 2012년 8월 재판관 8명 중 4명이 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정족수인 6명에 미치지 못해 낙태죄 합헌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 지난 2월 접수된 또 다른 낙태죄 위헌 제청 사건을 심리 중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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