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새 디자인 간판 교체작업 진행중
훼미리마트 떼고 독자브랜드 선보인지 5년 만
파리바게뜨, 에펠탑 빠진 간판 명동에 선봬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 회사에서 운영하는 동일 매장이지만, 간판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브랜드나 회사의 정체성이면서 대표적인 마케팅 수단인 간판. 업체들은 왜 자꾸 간판을 새로 만들고, 바꿀까?
가장 큰 이유는 인프라 개선과 이미지 환기다. 아예 운영하는 회사가 바뀌면서 간판을 새로 올리는 경우도 있다.
최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역삼점 등 5개 매장을 대상으로 새로 교체된 로고(BI)를 활용한 간판 교체 작업을 진행중이다. CU가 간판 교체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12년 기존 일본 브랜드였던 '훼미리마트' 간판을 떼고 독자브랜드 CU를 선보인 지 5년 만이다.
새로운 디자인은 로고 정중앙에 배치된 말풍선(CVS for you)을 지우고 기존의 연두ㆍ보라색 배열과 글씨체를 유지했다. 대신 CU 좌측에 'Nice to' 말풍선을 넣어 '만나서 반가워(Nice to see you)'라는 문장을 연상케 했다. BGF리테일 측은 향후 소비자 반응 및 가맹점주와의 협의를 통해 해당 간판 교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전국 CU 매장은 9월 말 기준 1만2238개에 달한다.
BGF리테일은 훼미리마트에서 CU로 사명을 완전 전환할 당시에도 빠른 간판 교체로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 본사 측은 새로운 브랜드 개발을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7700여 점포의 모든 간판과 시스템을 국내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2012년 8월부터 3개월 간 약 500억원을 투입, 일시에 전국 모든 가맹점의 간판과 인테리어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했다. 전환 과정에서 소요된 비용은 본사가 모두 부담했다.
유사한 상황에서 전국에 9140개의 매장이 있는 세븐일레븐의 경우 '간판 교체'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경우다. 2010년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코리아세븐은 7년 째 꾸준히 세븐일레븐으로의 간판 교체를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전국에 100여곳의 바이더웨이 간판이 남아있으며, 해당 매장은 주로 충청, 경남 지역에 밀집해있다. 점주나 건물주가 간판 교체를 거부, 기존 상호 이용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7월20일 사명을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교체한 이마트 편의점 역시 새 간판을 단 점포는 전체의 40%에 불과하다. 이마트24의 경우 간판 및 내부 인테리어 교체 비용의 일부를 본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작업은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에 3400여개 가맹점을 운영중인 파리바게뜨는 지난 8월 에펠탑을 없앤 새로운 간판을 서울 명동에 올렸다. 신규매장인 이 곳에는 기존 파란 바탕의 채도를 낮추고, 사명 파리(PARIS)와 바게트(BAGUETTE) 중앙의 에펠탑을 생략했다. 이밖에도 파리바게뜨는 마켓점, 시그니처점 등을 통해 각 점포의 특성에 맞는 컬러를 적용, 간판 다원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호응을 얻는 디자인을 중장기적으로 대표 간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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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교체 문제가 소송전으로 비화된 경우도 있다. 2004년 LG그룹에서 GS그룹이 분리되면서 당시 LG유통(현 GS리테일)이 기존 LG25 간판을 GS25로 바꾸면서다. 간판 교체 과정에서 일부 가맹점주들은 'LG' 브랜드를 믿고 장기간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변경을 거부했고, 수십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제기한 바 있다. 대법원은 GS리테일이 가맹점주에게 52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간판은 상호를 표시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브랜드의 인지도, 친밀도,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마케팅ㆍ홍보 수단"이라면서 "최근 유통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보다 새롭고 신선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간판 교체도 빈번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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