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을 ‘내 몸처럼’, 엑소 수트 특허출원 증가 추세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영화 속에서 엑소 수트(Exo Suit·착용형 외골격 로봇)를 입고 무거운 수화물을 나르거나 시속 16㎞ 이상의 잰걸음으로 이동속도를 높이던 모습이 현실 세계에서 등장하고 있다.

현 시대에 엑소 수트는 산업현장과 구조작업, 군사기술, 재활의료 등 다방면에 도입·적용돼 활용도를 높이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특허출원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이를 보인다.

23일 특허청에 따르면 엑소 수트 분야의 국내 특허출원은 지난 2009년 3건에서 2010년 이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며 최근 2년간 연평균 40건 이상의 출원건수를 기록했다.

엑소 수트는 사용자의 몸 외부에 골격 형태로 착용돼 작동하는 의미의 ‘엑소(Exo)'와 옷을 의미하는 ’수트(Suit)‘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단어로 흔히 착용형 로봇, 외골격 로봇, 엑소 스켈레톤, 웨어러블 로봇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운다.

이 기기는 인체에 착용돼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증강시키거나 작업동작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다. 가령 영화 에어리언에서 항공기 내부 수화물을 옮기는 작업에 사용되던 로봇 등이 하나의 엑소 수트에 해당한다.

2007년~2016년 엑소 수트의 특허출원은 내국인이 전체의 97%를 차지하며 출원인별 유형에선 대기업 43%(100건), 대학 21%(48건), 연구기관 15%(35건), 중견·중소기업 15%(34건), 개인 4%(10건) 순으로 비중이 컸다. 다출원 기업·기관 명단에는 현대자동차(41건), 대우조선해양(27건), 국방과학연구소(21건) 순인 것으로 집계된다.

최근 국내에서 엑소 수트 관련 특허출원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는 데는 일본 사이버다인(Cyberdyne)과 HAL(Hybrid Assistive Limb), 미국 록히드 마틴의 HULC(Human Universal Load Carrier) 등 해외 기업의 업계 내 성공사례가 우리나라 기업 및 연구기관의 R&D 및 기술개발에 도화선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허청 나광표 로봇자동화심사과장은 “엑소 수트는 로봇의 동작 제어를 사용자인 인간에게 맡김으로써 로봇 제어의 연산 부담을 줄이는 효율적 융합(인간-로봇)기술로 꼽힌다”며 “국내에선 최근 관련 특허출원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시장 규모는 초기단계에 머무른다. 따라서 해외 선발업체가 국내 시장에 진입하기 전, 핵심기술 확보와 조기 권리화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