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장기 송치처분을 받은 여자 소년범의 유일한 수용 시설인 안양소년원(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이 정원의 2배 가까이 초과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딸 등 청소년 범죄가 연일 문제되는 가운데 여자 소년범의 교화시설은 태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원 80명인 안양소년원의 지난해 1일 평균 수용인원은 147명(184%)에 달했다. 여자소년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전국 11개 소년범 수용기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소년법에 의한 소년 보호처분은 비행 정도에 따라 사회봉사명령·보호관찰·소년원 송치 등 1호에서 10호까지 나뉜다. 8·9·10호 처분을 받으면 소년원에 송치되는데 기간은 8호 처분이 1개월 이내, 단기 송치인 9호가 6개월 이내, 장기 송치인 10호가 2년 이내다.
여자소년원은 전국에서 안양소년원과 청주소년원 단 두 곳뿐이다. 8·9호 처분은 청주소년원으로, 9·10호 처분은 안양소년원으로 송치된다. 장기 송치인 10호 처분을 받은 여자 청소년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은 안양소년원이 유일하다.
여자 청소년 수용시설이 부족함에도 10호 처분은 4년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 75명에서 2013년 106명으로 급증한 이래 2014년 106명, 2015년 130명, 2016년 102명의 여자 청소년이 10호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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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의원은 "현재와 같은 과밀 수용 상태로는 소년범들이 제대로 된 교정교육을 받기 어렵다"며 "여자 소년원의 확충 및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소년원을 관리하는 법무부 관계자는 "인원 과밀은 맞지만 특별히 어려운 사정은 없다"고 말했다.
윤옥경 경기대 교정학과 교수는 "소년원에서는 열심히 하고 있음에도 인력이 부족해 개별적으로 소년범을 관리하긴 힘들다"면서 "특히 예민하게 보듬어줘야 할 여자 청소년들을 한 방에 몰아넣으면 자아성찰이 이뤄지긴 힘들다"고 했다.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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