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재판부의 구속 연장 결정에 반발해 전원 사임하면서 향후 재판 진행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사임 철회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 확고한 만큼 국선 변호인이 지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피고인을 위한 어떤 변론도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에 모두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피고인의 공소사실에 대한 어떤 예단도 없이 헌법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며 변호인단의 사임 여부를 신중하게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측은 이날까지 '사임 철회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임 의사를 번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새로운 변호인을 선임할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유영하 변호사만큼 박 전 대통령을 헤아리는 변호인이 없을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새 변호인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을 거란 이유다.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없는 상태가 지속될 경우 재판부가 국선 변호인을 지정해 재판을 진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구속된 피고인이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을 때에는 법원이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
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에서 재판부가 판단했을 때 변호인단 사임 철회 의사가 늦어지거나 새로운 변호인단이 선임될 가능성도 낮으면 국선 변호인을 지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관계자 역시 "변호인이 사임을 번복하지 않는 한 국선 변호인이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사건의 중요성과 방대한 증거 자료 등을 고려해 다수의 국선 변호인이 선임될 예정이다.
형사소송규칙 15조에 따르면 통상 국선 변호인은 피고인마다 1인을 선정하지만 사건의 특수성에 비춰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다수의 국선 변호인을 선정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한 만큼 박 전 대통령이 향후 재판에 불출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에 넘겨진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취지의 특검팀 구인장 집행에도 수차례 불응한 바 있다.
다만 박 전 대통령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불출석하거나 재판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며 "변호인단 사퇴는 구속 영장 발부에 따른 책임 통감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변호인단 총사퇴는 박 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법원이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을 결정한 이후 변호인단이 박 전 대통령에게 변호인 총사퇴나 보석 신청 등의 여러 안을 제시했고, 최종적으로 박 전 대통령이 '변호인 총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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