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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이완용, 주소: 조선총독부, 국정역사교과서: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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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역사교과서 진상조사위, 여론 조작 정황 다수 발견
'이완용', '박정희', '박근혜' 등 이름의 찬성 의견서 발견
동일주소 1600여명… 1명이 1백장 넘게 제출하기도

"이름: 이완용, 주소: 조선총독부, 국정역사교과서: '찬성'" 폐기 예정인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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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국정 역사교과서 의견 수렴 과정에서 조직적인 여론 조작이 확인됐다. 이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는 청와대와 국정원이 개입했는지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 진상조사위는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 추진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 등이 의견수렴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발견,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수사를 의뢰하도록 요청한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는 진상조사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기 위한 여론조작의 개연성이 충분하다"며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7조 개인정보의 제공, 형법 제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동법 제231조 사문서등의 위조·변조, 제234조 위조사문서 등의 행사에 해당하는 혐의가 있고, 일부 혐의자는 교육부 소속 공무원의 신분을 갖지 않아 진상조사팀의 조사권한이 미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요청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여론개입 수사과정에서 교육부의 조직적 공모나 협력 여부, 여론 조작 여부 등 사실 관계가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에 대한 신분 상 조치 등도 요청할 계획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팀은 조사를 통해 지난 2015년 10월12일부터 같은 해 11월2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된 의견 수렴 과정에서 여론 조작이 의심되는 다수의 증거를 밝혀냈다.


진상조사팀은 의견 수렴 마지막 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인쇄소에서 동일한 양식 및 내용으로 제작·제출돼 '차떼기 제출' 논란이 일었던 일괄출력물 형태의 의견서 103박스 중 53박스(2만8000장)를 우선적으로 집중 조사했다. 당시 이 박스에는 모두 '올바른 역사교과서 국민운동본부'의 스티커가 부착돼있었다.


조사 결과 동일인이 찬성 이유를 바꿔가며 수백 장의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의견서들은 계수 시 제외되지 않도록 여러 박스에 분산돼 제출됐다. 또 형식 요건을 충족한 찬성의견 제출자 4374명 중 1613명은 동일한 주소지를 적어서 제출했다. 이 주소지는 한 보수 성향 학부모단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동일한 의견서가 한 단체에서 보낸 여러 박스에 나뉜 것은 의도적인 셔플링(섞임)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여론 조작의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름: 이완용, 주소: 조선총독부, 국정역사교과서: '찬성'" 부적절한 내용의 찬성 의견서 일부(제공=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


또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 의견서 중 일부는 상식을 벗어나는 의견을 기재한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한 의견서에는 이름은 '이완용'이, 주소는 '대한제국 경성부 조선총독부'가 기재됐다. 전화번호도 '010-1910-0829'로 경술국치일을 나타냈다.


그 밖에도 '박정희/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청와대/010-1979-1026(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일)' , '박근혜/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청와대/010-0000-1102(의견 수렴 마지막일)' 같은 식으로 기재된 의견서도 발견됐다.


한편 조사팀은 일괄 출력물 형태의 의견서 중 중복된 의견서를 제외한 4374명에 대하여, 무작위로 677명을 추출해 전화 통화를 통해 진위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절반에도 못 미치는 252명만이 응답했다. 착신정지는 9명, 결번 26명이었다.


응답자 중에서도 찬성의견서 제출을 인정한 경우는 129건(51%)에 그쳤다.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한 경우가 64건(25%), 인적사항 불일치가 12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이 47건이었다.


'차떼기 제출'된 의견서를 계수한 교육부 직원들은 "당시 김종원 학교정책실장이 '밤에 찬성 의견서 박스가 도착할 것이므로 의견서를 계수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야간 대기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에 따르면 당시 교육부 직원 200여명이 자정 이전까지 계수 작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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