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가정폭력·교통사고 등 명절에 벌어지는 주요 사건사고가 올 추석 연휴 기간 예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살인·강도 등 강력사건이 잇따른 것은 ‘옥에 티’가 됐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총 9276건이었다. 하루에 1031건의 가정폭력이 발생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추석(하루 평균 1233건)과 비교하면 16.4% 감소한 수치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하루 평균 10.7명에서 올해는 9.3명으로 13.1% 줄었다. 특히 교토사고로 인한 부상자의 경우 같은 기간 843.2명에서 570.2명으로 32.4% 감소했다.
이처럼 명절 기간 주로 발생하는 사건사고가 줄어든 데에는 먼저 긴 연휴가 가정 내 스트레스를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장 10일간 지속된 휴일이 고향 방문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고, 가족들과 갖는 여유 시간이 늘면서 ‘명절 스트레스’가 최소화됐다는 것이다. 또 연휴에 1583만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등 역대 최대의 교통량을 기록했음에도 교통사고가 준 것은 그만큼 운전자들의 안전의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경찰의 치안 활동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경찰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9일까지 명절 특별치안대책에 나섰다. 이 기간 경찰은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 1만2968곳을 모니터링하고, 위기가정 1231곳에 대한 특별관리를 펼쳤다. 또 교통관리를 위해 작년보다 7.3% 많은 3만7236명의 경찰력을 투입하고, 드론·암행순찰차 등을 이용한 교통법규 위반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명절 사건사고 예방에 초점을 두고 치안 활동을 전개한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들은 여전했다. 지난달 30일 중학생 딸의 친구인 A(14)양을 살해한 뒤 시신을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한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구속됐다. 지난 1일에는 대구에서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자 B(30)씨가 흉기를 휘둘러 지인을 숨지게 했고, 3일 서울 은평구에서는 행인을 골목길로 끌고 가 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또 연휴 기간 혼잡함을 틈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필로폰을 밀반입한 중국인 귀화자 C씨(53·여)가 경찰에 적발돼 구속되기도 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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