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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3년된 2G폰 100만원에 판매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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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X 사용자 여전히 81만명
미사용 2G폰은 '부르는 게 값'
이통사, 2G 가입자 '계륵'

출시 3년된 2G폰 100만원에 판매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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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2014년 11월에 출시된 2G 휴대폰이 3년이 지난 지금 100만원에 판매된다. 2G폰이 삼성 '갤럭시노트8'만큼 비싸게 판매되는 이유는 뭘까?

4일 업계에 따르면 한 온라인 오픈마켓에 삼성전자 2G 휴대폰 '듀얼마스터'를 100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듀얼마스터는 지난 2014년 11월 삼성전자의 마지막 2G 휴대폰이다. 판매자는 듀얼마스터 신제품이 한 대밖에 남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상태 좋은 2G폰은 부르는 게 값'이란 말까지 나온다.


2G 휴대폰이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는 건 011, 019 등 01X 번호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9월 현재 01X 번호를 사용 중인 가입자 수는 81만명이다.

정부는 지난 2004년 이동전화 식별번호를 010으로 통합하는 정책을 폈다. 당시 사업자별로 011, 016, 019를 써왔는데 SK텔레콤이 독점 사용한 011은 '1번' '최초'라는 이미지와 더불어 통화품질이 제일 좋았기 때문에 가입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KTF, LG텔레콤 등 후발사업자가 016, 019를 사용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후발사업자들은 "011 번호를 한 회사가 독점해선 안된다"고 주장했고, 정부는 이를 수용해 010으로 강제 통합하게 된 것이다.


이에 01X 식별번호로는 신규가입이 불가하고 WCDMA(3G)ㆍLTE(4G) 사용도 할 수 없게 했다. 즉 01X 가입자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전화와 문자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다양한 이유에서 01X 번호를 고수하고 있다. '01X유지운동본부'라는 카페도 운영중인데, 한 가입자는 "친구가 20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가며 한국에 들어오면 꼭 연락한다고 이 번호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도 018 번호를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옛 번호를 기억하고 있는 지역 사람들과 연락이 끊길까봐"라는 이유를 댔다.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ㆍLG유플러스(KT는 2012년 3월 종료)는 2024년께 01X번호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이면 2G 주파수 할당기간이 만료되는데, 3년간 '번호표시 서비스'를 통해 01X번호를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통사들은 01X 만료시기를 더 앞당기고 싶어한다. 대부분이 1만~2만원대 저가 요금제를 사용해 수익에 도움이 안 되지만 이들을 위해 꾸준하게 네트워크 유지ㆍ보수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통사와 01X 조기 종료를 위한 논의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정해진 계획대로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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