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재건축ㆍ재개발 등 정비사업과정에서 불법이나 비리를 없애기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기로 하면서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적지 않은 이권이 얽혀있지만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없어 비위가 적지 않았던 만큼 감독권한을 쥔 지자체를 비롯해 사정당국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당장 지난 8월 공포돼 내년 2월 시행을 앞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은 자진신고 등 내부고발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해 눈길을 끈다.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사업장을 중심으로 금품이나 향응제공 등 불법ㆍ비리가 만연했고 그에 따른 관할청 신고도 많았지만 실제 처벌까지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다. 고가의 식사접대나 돈봉투를 주고받는 일은 주는 사람은 물론 받는 사람도 처벌대상이나 그간 관행적으로 이어진 탓이다.
국토교통부는 도정법 개정안 시행령 등 구체적인 지침과 고시 등을 만들고 있다. 이 가운데 계약업무 전반에 관해 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통상 재건축ㆍ재개발은 조합을 중심으로 추진되는데, 각종 의사결정 구조가 불투명하고 외부업체와의 계약체결과 관련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거의 없어 비위가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기 때문이다.
조합이 외부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금품이나 향응을 주거나 받은 이가 자진신고할 때 형벌을 감면해주는 한편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금품ㆍ향응 수수를 신고할 경우 광역지자체 차원에서 포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내부고발이나 자진신고가 활성화될 경우 관리의무가 있는 지자체에서도 사업 전반을 꼼꼼히 살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각기 따로 발의한 도정법 개정안은 지난 7월 국회 본회의에서 조율을 거쳐 대안으로 처리된 후 공포됐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앞서 개정된 법이 내년 시행에 들어가기 앞서 정비사업 과정에서 각종 계약 방법과 절차에 관해 고시 등 구체적인 처리 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정비사업 계약 업무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곧 발주할 예정이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사업장을 중심으로 업체간 경쟁이 과열양상을 빚으면서 비위가 만연했으나 지자체나 당국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국토부는 최근 국내 대형건설사를 불러 모아 "불법행위 적발 시 시공사 선정을 취소하거나 입찰자격을 박탈하겠다"고 경고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역시 최근 간담회에서 "시공사 선정기준을 빨리 개정해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모든 계약을 경쟁입찰로 하되 예외로 할 수 있는 항목을 최소화하는 한편 정비사업 주체인 조합이 조달청의 전자조달시스템을 활용토록 하는 방안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서울 방배5구역이나 신반포22차 등 서울의 일부 사업장에서 제한경쟁 입찰을 악용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식도 손본다. 이곳은 특정 건설사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조건을 과도하게 높인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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