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한강맨션과 유사하나 건물간의 간격이 더 넓으며 단지 내 시설도 많은 개량이 있음."
1971년 9월 1일 발행된 한 신문의 1면 하단에는 대한주택공사(주공)의 아파트 분양광고가 큼지막히 실려 있다. 남서울아파트 1차 분양에 관한 내용이다. 이 아파트는 이후 반포아파트, 반포주공1단지로 이름을 바꾼다. 분양 당시 내건 홍보문구는 국내 아파트 개발사 초창기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당시 한강종합개발계획에 따라 한강변에 조성된 택지에 아파트가 들어섰다. 먼저 추진된 곳이 지금의 용산구 이촌동 일대와 여의도였다. 이후 주공은 앞서 단지들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의 반포 일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만들었다. 1962년 설립된 주공은 단독주택은 물론 아파트도 지었지만 이처럼 대단지 아파트촌을 조성한 건 1970년대 들어서부터다.
반포주공은 단지설계에 마스터플랜 개념을 도입한 점, 주공의 행정지원조직이 아파트 건설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고온수 중앙난방, 가로변상가, 일부 동에 적용한 복층형 구조도 당시로선 획기적인 시도였다.
1971년 9월 10일부터 1차물량 분양접수를 받았는데 먼저 890가구에 대해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았다. 첫 사흘은 견본주택에서만 받았다. 아파트 분양에서 견본주택이 처음 등장한 게 직전에 지은 이촌동 한강맨션이었다. 분양가 책정도 눈에 띈다. 당시 공고문을 보면 32평(A형)짜리 1층이 544만원으로 가장 비싸고 5층은 516만원이었다. 42평형 역시 1층이 709만원, 5층은 672만원으로 층이 낮을수록 비쌌다.
고층일수록 비싸지는 최근 추이와 정반대인 셈이다. 아파트라는 주거문화가 낯설었던 만큼 접지(接地)성에 대한 선호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46년 전 당시 분양가가 평당 17만원 안팎인데 향후 재건축 후 신축아파트 일반분양분의 경우 3.3㎡당 5000만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0여년간 300배 가량 오른 셈이다. 최근 실거래가로 계산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아파트 건설에 앞서 추진된 택지조성을 둘러싼 뒷말도 많다. 당시 한강변 일대를 메워 택지를 만드는 일은 공유수면 매립공사라는 이름으로 서울시와 정부 허가를 받아 진행됐다. 반포를 비롯해 강남권 일대는 지대가 낮아 상습침수구였이었다. 당시만 해도 소양강댐이 만들어지기 전이라 치수능력이 크게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일대 아파트를 지은 것도 혹여 강이 범람했을 때 사람들이 3층 이상으로 대피하면 인명피해는 줄일 수 있을 것이란 행정가의 판단이 작용했다고 한다. 반포에 앞서 압구정 일대 공유수면을 매립해 재미를 본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림산업, 삼부토건이 반포 일대 공유수면을 매립한 후 택지를 주공에 팔았다.
반포주공 2, 3단지가 10여년 전 재건축돼 입주까지 마친 점을 감안하면 그보다 먼저 지은 1단지 재건축사업은 더딘듯 보인다. 그러나 분양광고 홍보문구에도 언급된 한강맨션(이촌동)이 주민들간 의견조율을 거치느라 더 느린 점을 보면 마냥 그런 것만도 아닌듯하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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