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국내 아파트의 시초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나 재건축 아파트는 서울 마포아파트를 최초로 보는 시각이 정설이다. 1983년 도입된 합동재개발 방식은 80년대 후반 들어 본격화됐고 조합주택 붐이 일었다. 1987년 들어 아파트 재건축을 허가하면서 당시 삼성건설(현 삼성물산)은 재건축 시장에 집중했다. 그래서 처음 나온 결과물이 마포삼성아파트다.
삼성의 건설시장 진출은 국내 여타 재벌과 비교하면 늦은 편에 속한다. 국내 첫 종합상사이자 삼성의 모태인 삼성물산의 연혁을 보면 1977년 '삼성종합건설'을 설립하면서 건설업에 진출했다고 돼있다. 지방에 있는 작은 건설회사를 인수하면서다. 몇 개 회사를 추가로 인수하면서 건설사업을 확대했는데 후발주자인 만큼 주택시장에서 자리를 잡긴 쉽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아파트 공사를 수주, 하청 위주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이 재건축 시장에 집중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70년대 중후반 들어 다른 건설사들이 아파트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것을 보고 있던 터라 수익성은 충분하다고 봤다. 재건축 시장에 집중하면서 지역조직을 활용해 마케팅을 강화했다. 2000년 들어 삼성물산은 래미안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내놨다. 국내 첫 아파트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집 장사'를 본격화했다.(국내 첫 아파트 브랜드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업체간 주장이 서로 다르다. 다만 지금은 사라진 중앙건설이란 건설사는 1982년 한남동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하이츠라는 브랜드를 붙였고 이후 다른 아파트에도 썼다.)
삼성은 2000년대 들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공사를 대거 수주하면서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를 대중 다수에게 각인시켰다. 과거 아파트가 지역명이나 건설사 이름이 붙은데 반해 브랜드아파트는 다른 이미지를 풍겼다. 시공과 함께 대기업이 사후관리까지 맡으면서 이전까지 건설사와는 색다른 사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래미안이 각종 아파트 브랜드 평가에서 십수년간 선두에 있는 것도 그래서다.
이후 주택사업을 하는 건설사들은 재건축시장에 집중한다. 70, 80년대 집중적으로 지은 아파트가 30, 40년가량 지난 시점에서 재건축 이슈가 불거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2~3년은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저유가로 중동건설시장이 침체됐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4대강사업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다.
신도시와 같은 신규택지공급도 급감했다. 재건축사업 주체라 할 수 있는 조합의 환심을 사기 위해 건설사가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최근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권을 둘러싸고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치열하게 경쟁한 일 역시 같은 배경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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