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는 이유 '듣기 싫은 말을 들어야 해서' 가장 많아
"상대방 이해·배려하는 마음 갖는 것 첫걸음"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성인 남녀 절반은 명절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받는 가장 큰 이유로는 '듣기 싫은 말을 들어야 해서(38.7%)'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
29일 취업포털 사람인이 성인 남녀 966명을 대상으로 '명절에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조사한 결과 51.1%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62.3%로 남성(44.2%)보다 18.1%포인트 높았다.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로는 듣기 싫은 말을 들어야 해서(38.7%), 남들과 비교당하는 경우가 많아서(16.2%), 보기 싫은 가족, 친지들을 봐야 해서(15.4%), 전 부치기·설거지 등 일이 많아서(9.7%) 등이 꼽혔다.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으로는 조부모님 등 친척 어른이 43.7%로 1위에 올랐다. 다음으로는 부모(30.2%), 사촌(18.8%), 형제·자매(12.8%), 배우자(7.5%), 시댁 식구(6.9%), 처가 식구(3.8%) 등으로 나타났다.
오랜만에 가족, 친지를 만나는 추석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지 않으려면 우선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을 피해야 한다. 취업, 결혼, 월급 등은 명절 금기어다. 구직자 312명은 명절에 가장 듣기 싫은 말로 '취업은 했니?(20.8%)'를 꼽았다. 직장인 615명에게서는 '사귀는 사람은 있니? 결혼은 언제 하려고?(28.9%)'가 1위에 올랐다. 이어 '월급은 얼마야? 먹고살 만해?(17.7%)' '살 많이 쪘구나(14.8%)' '모아놓은 돈은 있니?(8.6%)'의 순이었다. 응답자의 절반은 명절에 듣기 싫은 말을 들어서 상처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감정 다툼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명절 기간 이혼 신청 접수는 2배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설날과 추석 전후 10일 동안 하루 평균 577건의 이혼 신청 접수가 이뤄졌다. 지난해 1년 동안 하루 평균 이혼 신청 건수는 298건으로 명절 기간에 평상시보다 이혼 신청이 1.9배 늘어난 것이다.
금 의원은 "평소에 쌓였던 부부 갈등이 명절 기간에 폭발하면서 이혼 소송 접수 건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부 갈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절 연휴 동안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져 평소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표출되는 경우가 있다며 전문가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제언했다.
강주현 서울 서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운전하는 남편은 남편대로, 가사노동을 해야 하는 아내는 아내대로 피로가 쌓이는 상황으로 민감해져 있기 때문에 상대방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특히 올해 긴 명절 연휴 기간 동안 일정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미리 논의해서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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